여름방학 SAT 집중캠프 (하) 캠프 참가로 거듭난 학생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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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소영 양은 “취약점을 발견한 뒤 몸에 체득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도 많은 시간이 걸렸다”며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할 것을 권했다.

심소영(17·경기수원외국인학교)양은 올 9월 미국 명문인 웨슬리여대(Wellesley College)에 입학할 예정이다. 그의 최종 SAT점수는 2130점(2400점 만점). 하지만 시험을 두 달 앞둔 시점에서 치른 모의고사 성적은 1490점에 불과했다. “가장 취약했던 읽기 영역(Reading)은 470점(800점 만점)을 받았어요. 눈앞이 캄캄했죠.” 이를 만회하기 위해 SAT 집중캠프에 참가했다. 취약점을 파악·보완하는 프로그램이다. 캠프 수료 후 성적이 6주 만에 640점이 뛰어오른 것이다. 심양은 “내게 맞는 교육과정을 세워 공부해 읽기 영역의 성적을 올릴 수 있었다”며 “취약점을 파악해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고 회상했다.

함정만 모아놓은 문제 집중적으로 풀어 유형

 낮은 SAT점수 는 심양의 최대 고민이었다. 미국 고교에서 획득한 만점에 가까운 GPA(3.98/4.0)도 SAT성적을 보완하지는 못했다. “미국 고교에선 SAT를 따로 공부시키지 않아요. 학교 공부를 하면 자연스럽게 준비된다는 분위기거든요. 하지만 제 경우 학교성적과 SAT성적은 비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죠.”

 캠프에 입소한 첫날 치른 테스트 결과 읽기영역(Reading)이 취약점으로 발견됐다. 심양을 지도한 Real SAT 김희상 연구원은 “단편적인 사고로 풀 수 있는 문제들은 대부분 맞추는 데 비해, 단어나 표현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필요한 부분에선 함정에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심양의 학습태도를 분석했다. “분석된 자료를 토대로 1:1 상담을 갖고 심양에게 맞는 맞춤식 공부법을 세웠다”고 말했다. 그에 따라 심양은 지문에 있는 모든 문장을 명확하게 이해하는 연습부터 시작했다. 선별된 고급 지문과 ‘함정’만 모아놓은 문제들을 집중적으로 풀며 읽기영역의 문제 유형에 익숙해질 때까지 반복했다.

 고급 어휘 실력이 부족한 것도 문제였다. 한국과 미국·호주를 드나들며 살아온 탓에 한국어와 영어 모두 조금만 어려운 단어가 등장하면 개념을 이해하지 못했다. 심양은 “단어의 뜻을 모른 채 해설까지 통채로 외우는 잘못된 공부법을 갖고 있었다는 점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이를 고치기 위해 캠프 기간 내내 외운 단어를 활용해 영작까지 마쳐 완전히 이해하는 방식으로 지도를 받았다”고 회상했다.

 수년간 익숙했던 학습습관을 버리는 데는 시간이 걸렸다. 한번 문제를 푼 뒤 다시 살펴보지 않는 습관을 교정하기까지 4주가 걸렸다. 7주가 지나자 읽기 영역은 강점 분야로 바뀌었다. 심양은 “함께 공부하는 분위기에 힘입어 경쟁의식과 학습동기를 북돋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규칙적인 캠프 생활로 학습태도 고쳐

 캠프는 상위권 학생의 미세한 단점을 보완해 최상위권 성적으로 끌어올린다. 이동은(용인외고 3)양은 올해 초 4주간 진행된 겨울캠프에 참가한 뒤 2040점이던 성적을 2360점으로 끌어올렸다. 이양은 “문제점은 어렴풋이 알았지만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며 “한달 앞으로 다가온 SAT시험을 앞두고 혼자 300점 이상 끌어올릴 자신이 없어 캠프를 찾게 됐다”고 말했다.

 전 영역이 600점 내외로 골고루 우수했지만 과목별로 조금씩 약점을 갖고 있었다. 분석결과 읽기 영역에선 문학지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고 쓰기 영역에선 문법적 근거보다 감각에 우선해서 답을 고르는 경향이 있었다. 수학은 서둘러 푸는 습관 때문에 늘 한두 개씩 실수로 틀렸다. 칼리지보드(Collegeboard)의 기출문제 중 문학 지문만 취합한 자료를 중심으로 학습을 반복했다.

 배경지식을 철저히 배제하는 연습도 했다. “자주 실수하는 문제를 모아 분석해 보니 대부분 잘못 습득한 배경지식 때문에 틀렸더라고요. 내가 아는 지식과 다르더라도 지문에 근거를 두고 답을 고르는 연습을 했습니다.” 문법적 논증식으로 푸는 법을 통해 쓰기 영역도 대비했다.

 이 같은 공부법을 반복하면서 틀리는 문제 수도 점차 줄어들었다. 읽기 영역은 700점대로 뛰어올랐고 수학은 800점을 맞는 경우가 늘어났다. 이양은 “안정적인 SAT점수를 확보하자 남은 기간을 AP와 비교과 활동 등에 집중할 수 있었다”며 “캠프에서 배운 취약점 극복법을 다른 과목 공부할 때도 활용해 효과를 보고 있다”고 자랑했다.

 수 주간의 규칙적인 생활스케줄은 유학생의 늘어진 학습 습관 을 바로잡는 계기도 된다. 김경천(Wilbraham & Monson Academy 12)군은 “8주간 캠프생활을 마친 뒤 미국에 돌아오니 학교 생활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캠프에서의 두 달 동안 규칙적인 생활과 집중력을 기르게 돼 학교생활 태도가 바뀌었다. 1500점대였던 SAT성적도 2000점대로 뛰어올랐다.

 성적이 향상되자 공부를 대하는 태도도 변했다. 에세이나 리포트를 쓸 때, 캠프에서 배운 고급단어가 떠올랐고 과제의 질이 향상됐다. 교사들의 시선도 달라졌다. “지난 학업태도를 고친 덕에 선생님들의 신뢰를 얻게 돼 학습의 흥미와 동기도 높일 수 있게 됐습니다.”

<이지은 기자 ichthys@joongang.co.kr 사진="황정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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