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젠트종금 고액 예금주 인출 지연에 반발

중앙일보

입력

'예금부분보호제' 시행을 10여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진승현게이트' 여파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리젠트종금이 예금인출을 지연시키고 있어 예금주들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

21일 리젠트종금과 예금주들에 따르면 지난달 말 유동성 위기를 맞은 리젠트종금은 현재 상당수 예금주들의 예금을 인출해 주지 못하고 있다.

리젠트종금 관계자는 "현재 예금인출을 요구하는 예금주들을 상대로 '유동성이 확보될때까지 당분간 인출을 자제해 달라'고 설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예금주들은 리젠트종금측이 "조만간 자금이 확보된다"며 예금주들을 설득할 뿐 명확한 유동성 확보 계획이나 진행과정을 공개하지 않아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특히 5천만원이상을 예치한 일부 고액 예금주들은 "내년 1월1일부터 예금부분보호제가 실시될 경우 큰 손해가 우려된다"며 조속한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내년부터 예금부분보호제가 실시될 경우 제도시행이후 부도 등의 사고가 발생한 금융기관의 예금주들은 1인 1금융기관당 원금과 소정의 이자를 합쳐 최고 5천만원까지만 보호받게 된다.

이에 따라 리젠트종금에 5천만원 이상을 예치한 예금주들은 "만약 리젠트종금이 유동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 해를 넘겨 영업정지 등의 불상사를 맞게되면 거액의 원금까지도 손해를 입게 된다"며 이 종금사에 '올해안 영업정지 신청' 등 예금자 보호대책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예금자들의 불안이 조금이라도 해소될 수 있도록 자금마련 계획이나 현재 진행과정 등을 공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종금사에 6억여원을 예치한 이모(50.자영업.수원시)씨는 "지난 20일부터 예금인출을 재개하겠다던 약속을 어긴 리젠트종금이 다시 오는 26일께 인출이 정상화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으나 이를 믿지 못하겠다"며 "2∼3일안에 영업정지 신청 등의 조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리젠트종금측은 "현재 막바지에 접어든 유동성 확보문제가 다음주 중 판가름날 것"이라며 "고액 예금주들이 불안해 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으며 만약 자금확보가 되지 않으면 예금자 보호대책을 하루빨리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수원=연합뉴스) 김광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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