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국민·평화·광주 등 6개은행 22일 파업돌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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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국민.평화.광주.제주.경남은행 등 6개 은행 노동조합이 22일 오전 9시를 기해 일제히 파업에 들어간다.

은행들은 간부직원과 계약직원 등을 총 동원해 은행 점포를 정상가동할 계획이지만 파업기간이 길어지면 영업에 큰 지장을 받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또 오는 28일부터는 나머지 은행들도 가세, 은행권이 전면총파업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연말 자금시장에 큰 불안요인이 될 것으로 보이며 국민생활에도 엄청난 불편이 예상된다.

정부는 그러나 노동절차법을 무시한 은행파업을 `불법'으로 규정, 파업가담자를 고발하는 등 강력 대응하기로 했다.

21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주택은행 노조는 합병 움직임을 봉쇄하기 위해, 평화은행과 광주.제주.경남 등 3개 지방은행은 정부 주도의 금융지주회사 편입에 반대해 22일부터 파업에 들어간다.

국민은행 노조관계자는 '정부와 은행장들이 국민-주택은행 합병을 철회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예고했던대로 6개 은행 노조가 선제파업에 돌입할 방침'이라면서 '파업 찬성률이 95%를 넘는 만큼 파업의 강도는 어느 때보다 강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일부 은행 노조들은 아예 은행점포의 셔터를 내리고 영업을 못하게 하자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어 영업이 전면중단되는 사태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주택은행 관계자는 '노조의 파업의지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강하다'면서 '파업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문을 아예 못열도록 하자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이같은 파업움직임에도 불구하고 두 은행장들은 합병을 계속 추진할 것으로 보여 노사간에 접점이 찾아지기는 당분간 힘들 전망이다.

김정태 주택은행장은 20일 기자들과 만나 '합병을 추진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인력감축이나 점포감축은 없을 것임을 이미 밝혔기 때문에 노조도 파업의 명분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들 은행과 함께 정부주도 금융지주사에 편입될 예정인 한빛은행 노조의 파업 돌입여부는 아직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 정부는 이날 오전 세종로 정부청사에서 이한동 총리 주재로 긴급 사회관계 장관회의를 열고 은행파업이 단행될 경우 `불법'으로 규정, 파업가담자는 전원 현장검거하고 파업주동자는 고소.고발하는 등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대처키로 했다.

이와함께 금융권 파업으로 인한 영업중단 사태 방지를 위해 비상근무체제 가동, 대체인력의 즉각 투입 계획을 세우는 한편 각 은행의 전산실에 대한 특별보호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서울=연합뉴스) 김종현.주종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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