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위성방송 사업권 획득도 실패

중앙일보

입력

지난 15일 차세대 이동통신(IMT-2000) 사업자 선정에서 탈락한 LG가 19일 위성방송 사업권 획득에도 실패했다.

기대했던 퀴놀론계 항생제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불발.공정거래위원회의 부당 내부거래 적발 및 과징금 부과에 이어 악재가 이어진 것이다.

LG 구조조정본부는 19일 "위성방송 사업은 IMT-2000과 달리 그룹 차원에서 역량을 집중한 사업이 아니며, 경영권이나 소유권과 관계없이 참여한만큼 별 영향이 없다" 며 애써 태연해 했지만, 잇따른 ''패전'' 으로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질까봐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LG 계열사의 한 직원은 "회사의 위상과 비전이 흔들리는 것 같아 걱정" 이라며 "하루 빨리 뚜렷한 목표와 전략이 제시됐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정보통신업에 그룹의 역량을 집중하겠다던 LG의 장기 전략은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에 처했다.

IMT-2000 사업 탈락으로 서비스 사업을 포기해야 할 처지이고, 통신망 사업 계획은 파워콤 인수 포기와 함께 이미 접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IMT-2000.위성방송 사업 탈락으로 데이콤의 존재 가치가 불분명해졌다는 점이다.

LG는 이 두 사업을 연계해 콘텐츠 부문에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었는데, 사업권 획득에 실패하면서 데이콤은 이젠 새로 할 일이 마땅치 않고 수익성도 떨어지는 ''미운 오리새끼'' 신세가 되었다.

데이콤은 주요 사업인 시외전화 부문에서 경쟁 끝에 요금을 내려 연간 5백억원의 적자를 내고 있고, 3백74억원을 들여 인수한 채널 아이는 뚜렷한 수익 모델을 찾지 못한 상태다.

더구나 직장폐쇄를 할 정도로 데이콤 노조와의 갈등이 심각하다.

LG측은 "데이콤을 인터넷 콘텐츠 업체로 자생시킬 것" 이라고 강조했다. 업계는 LG가 정보통신 사업 전략과 관련한 조치를 빨리 강구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LG전자는 가전 부문에서 2003년까지 GE.마쓰시타 등과 같은 세계 1위 기업군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를 정했다.

이를 위해 18.19일 경남 창원에서 외국 현지법인의 마케팅 담당자와 국내 수출 담당자 1백60여명의 연수교육을 했다.

LG전자는 올해 전체 매출액의 33% 정도(45억달러) 였던 가전의 매출액을 내년에는 40%대인 58억달러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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