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② 경기장 건설현황 및 숙박시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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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월드컵축구대회가 우여곡절 끝에 96년 6월 한국과 일본의 공동 개최로 결정된 뒤 외국 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많은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웃 일본이 장기적 계획아래 월드컵을 준비해온 반면 한국은 뒤늦게 유치경쟁에 뛰어든 데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요구하는 규격의 경기장 10개를 모두 새로 건설해야 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97년 경제한파가 몰아닥치면서 서울 상암동의 월드컵경기장 건립을 놓고 찬반 양론이 격렬했고 건설업체의 연속 부도로 "과연 경기장이 제때 지어질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앞섰다.

그러나 역대 월드컵 사상 유례없이 정부가 국고와 체육진흥기금 등으로 1조9천306억원의 건설비를 조성, 첫삽을 뜬 뒤로 곳곳에서 경기장의 웅장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

우선 내년 5월까지 완공되는 경기장은 부산과 대구, 울산. 수원의 4곳.

이 가운데 대구경기장은 6만8천석 규모의 종합운동장으로 건설되고 있는데 현재86.7%의 가장 빠른 공정을 보이며 좌석, 조경 등 마감공사가 한창이다.

대구경기장은 내년 5월30일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대회 개막전을 치를 유력한 후보지로, 월드컵을 앞두고 제일 먼저 테스트를 거칠 전망이고 부산과 울산, 수원경기장도 75% 이상의 공정을 보이며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또한 광주와 대전, 전주는 각각 내년 9월, 인천은 내년 11월, 서울과 서귀포는 내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공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98년 11월 착공한 광주경기장이 시공업체인 한양건설의 부도로 한때 중단 돼 공정이 69%에 머물렀지만 공동도급사인 남양건설이 공사를 재개해 한숨을 돌렸다.

이같은 공사진척 상황은 여러차례 경기장 조사를 위해 방한했던 FIFA실사단조차 빠른 공사진행과 규모에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그러나 월드컵이 끝난 뒤 축구열기가 이어지지 않은다면 막대한 비용을 들여 건립된 경기장들이 제대로 활용되지 않고 방치될 지도 모른다는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다.

이 때문에 현재 프로축구구단 연고가 없는 광주, 대구, 서울 등의 자치단체는 프로구단을 끌어들이기 위해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다.

또한 이들 자치단체는 경기장 운영을 전문업체에 맡겨 식당과 스포츠센터 등을 유치해 시민들의 휴식공간을 조성할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경기장 사후 관리와 함께 꼽혔던 걱정거리는 월드컵 관광객이 묵을 숙박시설.

월드컵 패밀리 1만3천명과 일반 관람객 33만7천명 등 모두 35만명이 월드컵 기간에 한국을 찾는다고 볼 때 하루 최대 필요한 객실은 7만5천실로 추정된다.

개최도시와 인근지역의 숙박시설은 30만7천여실이지만 관광.일반호텔 6만2천실을 제외한다면 나머지 객실은 중저가 여관에서 확보해야 한다.

더욱이 경제한파 이후 호텔들이 잇따라 파산하면서 숙박협약체결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어 12월 초 현재 확보한 호텔객실은 186곳의 2만1천여실에 불과하다.

어쩔 수 없이 중저가 여관을 활용해야 하지만 통역 서비스와 각종 편의시설면에서 외국 관광객들의 불만을 살 우려가 크다.

또한 한국여관의 특성상 장기투숙객을 받지 않으려는 점도 객실 확보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 때문에 문화관광부와 월드컵축구조직위원회, 지방자치단체는 중저가 여관을 활용하기 위해 시설 개선 지원, 통역 자원봉사자 배치 등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경기가 개최되지 않는 도시라도 1-2시간 거리에 있는 인근 도시를 서울.경기권, 충청.전라권, 영남권, 제주권 등으로 권역별로 숙박시설을 연계해 운영한다는 방침을 세우며 총력을 다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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