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북한 태권도의 특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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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차 남북 장관급회담(평양)에서 양측이 남북간 태권도 시범단 교환 등에 합의하면서 남북의 태권도가 어떻게 다른지 새삼 관심거리다.

태권도는 고구려 시대의 '수박(手拍)' 에 기원을 두고 있지만 현재 남한은 세계태권도연맹(WTF.총재 金雲龍), 북한은 국제태권도연맹(ITF.총재 崔泓熙)의 규칙을 각각 지키고 있어 기술ㆍ규칙 면에서 상당히 다르다.

한마디로 북한의 태권도는 남한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매우 격렬한 게 특징. 남한에서는 머리ㆍ가슴ㆍ낭심 보호대 등을 착용하고 경기를 하지만 북한에서는 머리.가슴 보호대 없이 경기용 장갑과 신발을 착용한 후 겨루기를 한다.

경기용 장갑을 끼는 것은 주먹으로 얼굴을 강타하는 것이 허용되기 때문으로 몸통 가격만 허용되는 남한과 큰 차이점.

북한 태권도는 남한과 마찬가지로 ▶기본동작▶틀(품세)▶맞서기(겨루기)▶호신술▶위력(격파) 등으로 구성된다.

호신술과 격파는 남한 태권도에서도 흔히 볼 수 있지만 ▶품세▶겨루기는 일정한 차이가 있다.

품세의 경우 남한은 ▶유급자 품세(태극 1~8장)와▶유단자 품세(고려~일여) 등 19개로 이뤄진 반면 북한은▶24개 품세▶3천2백개 동작으로 다양하다.

겨루기에는 남북한 모두 상대방과 동작을 약속한 후 하는 약속 겨루기와 임의로 하는 자유 겨루기가 있다. 하지만 북한의 자유 겨루기에는 '1대 2 겨루기' 도 있어 매우 격렬하다.

이 때문인지 북한의 겨루기는 3분 3회전의 경기를 치르는 남한과 달리 3분 2회전으로 진행된다.

체급경기도 남녀 일반의 경우 각각 8체급인 남한과 달리 5체급으로 이뤄져 있으며 단(段)수에 따른 경기도 있다.

도복도 모양새가 약간 다르다. 북한 도복에는 상ㆍ하복에 모두 'ITF' 라는 글씨가 뚜렷이 새겨져 있다.

해방을 전후로 국내에는 당수도.권법.공수도 등 다양한 이름의 무술이 보급돼 있었고 도장도 청도관.오도관.무덕관 등으로 난립해 있었다.

그러던 것을 1954년 군 장성 출신인 최홍희씨가 태권도라는 명칭으로 통일, 이승만(李承晩)대통령으로부터 정식 인가를 받기에 이르렀다.

따라서 북한에 태권도가 본격 보급된 것도 최홍희 ITF 총재가 북한에 들어간 80년대 초반. 북한 언론도 "조선에서 본격적으로 태권도가 보급된 것은 82년부터" 라고 소개하고 있다.

그후 ITF 주관으로 87년 그리스에서 열린 제5차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했다. 또 지난해에는 '태권도기술센터' 를 설립, 이곳에서 심판 자격과 '단' 을 수여하고 있다.

남한은 72년 서울 강남에 '국기원' 을 개원하고 이듬해 5월 WTF를 창설했다. 전세계에 1백61개 회원국이 가입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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