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을 빛낸 스포츠 10대뉴스

중앙일보

입력

2000년 9월 15일 오후 6시경(한국시간) 시드니 올림픽 주경기장인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 한국의 전통민요 아리랑이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곧이어 남한의 정은순과 북한의 박정철이 ‘한반도기’를 함께 들고 입장했다. 그 뒤에 두 손을 굳게 잡은 1백80명의 남북 선수들이 운동장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IOC(국제 올림픽 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본부석의 주요 인사들과 10만8천여 관중들은 모두 일어나 선수단에게 박수를 보냈다.

1984년 근대 올림픽이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코리아’라는 이름으로 남북한이 함께 올림픽 개막식에 입장했다. 이 순간이 올해 최고의 스포츠 뉴스였다.

조인스닷컴(www.joins.com)이 12월 5일부터 17일까지 13일 동안 네티즌을 대상으로 실시한 '2000년 분야별 10대뉴스 선정' 스포츠 부분에서 시드니 올림픽 남북한 동시 입장이 최고의 뉴스로 선정됐다.

한 해 동안 발생한 20개의 주요 스포츠 사건 중 10개를 선정한 이번 온라인 투표에서 ‘올림픽 남북한 동시입장’은 총 815명(8.79%)의 네티즌에게 지지를 받으며 1위를 차지했다.

768명(8.28%)의 네티즌이 표를 보탠 ‘한국축구 암흑기’는 당당히(?) 2위를 차지했다. 한국축구는 올림픽 출전 사상 처음으로 2승을 거뒀지만 8강 진출에 실패했고 아시안컵에서 3위에 머물려 부진의 늪에 빠졌다.

급기야 17일 네덜란드의 거스 히딩크(54)와 2002년까지 국가대표 감독으로 정식계약하며 재정비에 나섰다. ‘거스 히딩크 감독 영입’도 678명(7.31%)의 네티즌에게 지지를 받으며 7위를 차지해 한국축구에 대한 팬들의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3위는 미국프로야구(MLB)에서 좋은 활약을 보인 ‘박찬호.김병현 메이저리그 정복’에 돌아갔다. 764명(8.23%)에게 표를 받은 박찬호(27. LA 다저스)와 김병현(21.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은 각각 선발과 마무리로 활약하며 팀 주축 선수로 성장했다.

박찬호는 올시즌 메이저리그 진출 후 최다인 18승(10패)를 거두며 빅리그 최고 투수로 자격을 갖췄고 김병현은 전반기 팀의 주전 마무리로 활약하면서 6승 6패 14세이브, 방어율 4.46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첫 시즌을 보냈다.

이외에 한국 남자 테니스 사상 처음으로 세계 랭킹 100위권 안에 진입한 이형택의 ‘US오픈 16강 진출’은 4위(734명. 7.91%)를 차지했고 지난 겨울을 뜨겁게 달궜던 ‘프로야구 선수협의회 파동’이 5위(724명. 7.80%)에 올랐다.

남자 하키와 함께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한 몸에 안고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펜싱 금메달을 따낸 ‘펜싱의 김영호, 눈물의 금메달’이 당당히 6위(706명. 7.61%), ‘거스 히딩크, 한국축구 새 지휘봉’은 7위(678명. 7.31%)를 차지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시즌 9승과 함께 메이저대회 3승을 거두며 골프의 역사를 새롭게 쓴 ‘타이거 우즈의 독재시대’는 552명(5.95%)의 네티즌에게 표를 받으며 해외 스포츠로는 가장 높은 8위에 올랐다.

깜찍한 외모와 어린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대담성으로 시드니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에 첫 메달을 안겨준 강초현은 높은 인기를 반영하듯 10대 뉴스에 해당하는 선수 중 가장 어린 나이로 9위(468명. 5.04%)에 올랐다.

한국프로야구가 낳은 불세출의 스타인 ‘무등산 폭격기, 선동열 현역 은퇴’는 그를 기억하는 팬들의 아쉬움속에 10위(462명. 4.98%)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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