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우라 감독 "일본 애니 저력은 젊은 피"

중앙일보

입력

도쿄 외곽의 고쿠분지(國分寺) 에 있는 프로덕션 IG 작업실에서 만난 '인랑' 의 오키우라 히로유키(34) 감독. 데뷔작인 '인랑' 의 주인공 후세처럼, 그 역시 말이 없고 뭔가 골똘이 생각하는 듯한 인상이다.

첫 작품이 포르투갈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 애니메이션상을 받는 등 무수한 국제영화제에서 호평받아 부담스럽지 않느냐고 물어도 희미한 미소를 띠울 뿐이다.

앞으로 어떤 작품을 구상하고 있느냐는 물음에는 "지금 머리 속은 온통 오늘 저녁에 뭘 먹을지에 대한 생각 뿐" 이라고 엉뚱한 답을 내놓는다.

아니메에 미친 천재인지 아니메 밖에 모르는 바보인지 인터뷰 내내 헷갈리게 만드는 말투다.

하지만 실사영화보다 더 사실적인 '인랑' 얘기로 들어가자 눈빛이 달라졌다. "주제와 소재에 따라 표현방법을 달리해야 한다" 며 뚜렷한 작가관을 보여준 것.

오키우라는 중학교를 졸업한 열여섯 살부터 오사카의 작은 스튜디오에서 애니메이터 생활을 시작했다.

"정규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기다릴 수 없었기 때문" 에 학교를 더 이상 다니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일본이 국제수준에 걸맞는 수준높은 애니메이터를 끊임없이 배출할 수 있는 이유는 오키우라같은 젊은 피가 끊임없이 공급되기 때문이다.

"할리우드보다 열악한 환경이지만 일본 애니메이터들은 근성이 있다" 는 본인의 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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