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주식 사 두고 성탄절 휴가"

중앙일보

입력

지난 6일 이후 7일째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지고 있다.

이 기간 중 순매수 규모는 7천5백45억원. 14일에도 한때 1백55억원을 순매도했으나 장 막판에 대규모 매수세가 유입되며 순매수로 전환했다.

특히 증권거래소는 이날 외국인들이 올들어 지난 13일까지 거래소시장에서 11조2천4백11억원의 주식을 순매수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992년 주식시장 개방 이후 최대 규모다.

전문가들은 미국 나스닥시장의 안정적 지수 흐름이 외국인들의 매수로 이어지며 국내 증시를 한 단계 올려놓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국내 증시의 버팀목인 외국인〓거래소 시장에서 외국인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연초(21.77%)보다 8.05%포인트 증가한 29.82%로 높아졌다.

그러나 연초 대비 지수가 47%나 하락하며 외국인들의 주식 보유금액은 15조7천7백18억원 줄어든 62조1천2백1억원에 그쳤다.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로 13일 현재 외국인 지분율이 54.8%에 달한다. 외국인들은 이밖에 SK텔레콤.한국통신.한전.포철 등 빅 5종목을 주로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매수 증가에 따라 미국 증시와 국내 증시의 동조화 현상도 심화하고 있다.

한국증권연구원이 1997년 10월 1일부터 2000년 12월 6일까지 증시 움직임을 분석한 결과 다우지수가 10포인트 올라갈 경우 종합주가지수는 6.75포인트 상승하고, 코스닥지수는 3.07포인트 상승했다.

또 나스닥지수가 10포인트 올라갈 경우 종합주가지수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4포인트, 3.56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 순매수 기조 이어질 듯〓최근 외국인 매수는 지난주(11월 30일~12월 6일) 아시아 증시에 투자하는 인터내셔널 펀드(28억2천4백만달러), 아시아.퍼시픽 펀드(2억3천2백만달러), 이머징마켓 펀드(4억1천5백만달러) 등에 자금이 유입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 선거 결과가 확정되며 심리적 불안감 감소로 인한 미국 증시의 안정적 흐름도 외국인 매수에 일조하고 있다.

WI카증권 김기태 이사는 "최근 외국인들은 국내 증시 전망을 밝게 보고 국내 주식을 사두고 크리스마스 휴가를 보내자는 분위기가 강하다" 고 전했다.

LG투자증권 기동환 국제영업팀장은 "최근 피델리티.스커더 등 외국 기관투자가들이 한국 증시가 바닥을 벗어나 회복하고 있다고 보고 있어 외국인 매수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 이라고 내다봤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