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에 차 털려고 문 땄는데 그 안에…'화들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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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지난 20일 오전 4시40분 서울 논현동 주택가에서 서초경찰서 소속 강력4팀 형사 5명이 차량 두 대에 나눠 타고 잠복근무를 하고 있었다. 승용차에 2명, 승합차에 3명이 탔다. 사흘 전 직장동료에게 염산 테러를 저지른 용의자를 검거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던 차였다. 차량은 짙은 선팅이 돼 있어 안이 들여다보이지 않았고, 시동도 꺼진 상태였다.

 이때 한 남자가 다가오더니 갑자기 승합차의 조수석 쪽 문을 벌컥 열었다. 사람이 타고 있는 것을 보고 당황한 그는 “주차관리원인데 차량을 여기에 대놓으면 어떻게 하느냐. 이동하라”며 큰소리를 쳤다. 검은 점퍼 차림에 고급 카메라를 멘 모습을 수상하게 여긴 형사가 “그 카메라는 뭐냐”고 다그치며 불심검문을 요구했다. 그의 주머니를 뒤지자 동전 3만원어치와 선글라스 등이 나왔다. 그러자 그는 “인근 골목에 주차된 차량 3대에서 훔친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경찰 관계자는 “잠복근무를 하다 범인이 제 발로 차 안으로 들어온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절도 혐의로 이모(50)씨를 구속했다고 24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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