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이 만든 20세기 최고의 상품 '라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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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남윤호 특파원] 일본인들은 20세기의 자랑거리로 무엇을 세계에 내세우고 있을까.
일본의 후지(富士)총합연구소가 2천명의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20세기 최고의 '메이드 인 재팬' 을 조사한 데 따르면 의외로 인스턴트 라면이 최대의 자랑거리였다.

2위는 가라오케, 3위는 헤드폰 스테레오였다. 영화감독인 구로사와 아키라(黑澤明)가 사람으로는 유일하게 10위권에 포함됐다.

1958년 처음 등장한 인스턴트 라면은 첫해 생산량이 1천3백만개에 불과했으나 간편식으로 각광받으면서 지난해에는 일본 내에서만 53억개가 생산됐다.

또 아시아를 중심으로 세계적으로 연간 4백37억개가 소비되는 등 국제화에도 성공했다는 이유로 1위로 선정됐다.

가라오케도 인류에게 새로운 오락을 선사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1971년 발명된 가라오케는 초기엔 테이프의 곡에 맞춰 가사가 적힌 카드를 보며 부르는 원시적인 형태였으나 80년대 비디오 기술과 접목되면서 화면의 가사를 보며 부르는 형태로 바뀌었다.

최근에는 통신 가라오케를 비롯, 인터넷.휴대전화를 이용한 멀티미디어형 가라오케가 속속 개발돼 '세계인의 공통언어' 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다.

소니의 '워크맨' 으로 대표되는 휴대용 헤드폰이나 CD는 언제 어디서나 음악감상을 가능하게 해 문화산업 발전에 결정적으로 기여했고, 카메라도 독일의 라이카.콘탁스 등 고급형에 맞서 저가모델로 대중화의 길을 텄다는 이유로 10위권에 들었다.

일본 고유음식인 스시도 세계적으로 보편화된 음식으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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