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이화여대 벤처창업 대회 대상 00학번 3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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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를 쓰면서 불편했던 점을 우리 스스로 바꿔보자는 단순한 아이디어로 시작했을 뿐인데 3, 4학년 언니들을 제치고 대상을 받아 너무 기쁩니다. "

이화여대가 소속 학부.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제1회 벤처창업 아이디어 경진대회에서 공학부 이현정(19.왼족).임정은(19.가운데).이주화(19)양 등 00학번 3명으로 구성된 '드림팀2000' 이 대상을 차지했다.

이들은 "1학년이 지나기 전에 뭐라도 하나 해냈다는 생각뿐, 아직 벤처를 창업할지는 결정하지 못했다" 며 소녀티를 벗지 못한 수줍은 웃음을 지었다.

14팀 70여명이 참여한 이번 대회에서 이들이 낸 아이디어는 '컴퓨터용 액정 키보드' . 필요에 따라 키보드에 해당 언어나 문자 등이 선명히 떠오르는 다목적 키보드가 핵심이다.

제2외국어로 일본어와 중국어 수업을 듣다 "매번 글자 입력을 위해 모니터에 뜬 글자판을 마우스로 골라 찍는 게 너무 불편하다" 는 대화를 나눈 것이 계기였다.

마침 지난 9월 아이디어 공고 게시판이 교내에 붙으면서 이들은 "한 번 일을 내보자" 며 의기투합했다.

석달간은 눈코뜰새 없이 바쁜 나날이었다. 특허청에 가서 비슷한 아이디어가 이미 나와 있는지 확인하고 기술적 부분에 대한 보완작업을 통해 액정 터치스크린 방식의 키보드를 선정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마케팅과 경영 부문은 책을 들여다 봐도 1학년의 경험으로는 잘 이해가 되질 않았다. 하지만 이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연락처를 샅샅이 뒤져 경영학과 대학원에 다니는 교교 선배들을 찾아갔지요. 이것 저것 막무가내로 물어봤는데도 친절히 설명해 주시더라구요. 그때 '내가 나서서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어지지 않는다' 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어요. "

결국 이들은 접수 마감시간 30분전에야 겨우 사업계획서를 제출할 수 있었다.

" '시간이 조금만 더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액정 키보드가 터치 스크린 방식으로 설계돼 있어 접촉면이 잘 구분이 안돼 오타를 칠 가능성이 있죠. 하지만 가까운 시일 내에 보완을 할 겁니다. "

학교측은 "창의성.기술성.팀의 구성.시장 필요성.사업계획의 실현 가능성 등을 기준으로 한 1.2차 심사에서 뛰어난 성적을 받아 대상으로 결정했다" 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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