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GO'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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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문학진흥회는 2개의 문학상을 주관하고 있다. 순수소설에 주는 아쿠타가와상과 대중소설에 주는 나오키상이 그것으로 이 두상은 신인문학상 중 일본 최고 권위로 꼽힌다.

'참으로 유쾌하고 통쾌한 작품'이란 평과 함께 올해 나오키상을 수상한 이 작품의 작자는 재일동포 3세다.

1968년 태어난 가네시로 카즈키(金城一紀) 는 조총련계 초 ·중학교와 일본 고교를 거쳐 게이오대 법대를 졸업했다.대학시절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한 가네시로는 첫 장편인 'GO'수상의 영예를 안은 것.

이 작품은 권투선수 출신이자 철저한 마르크스주의자인 아버지가 전향하자 조총련계에서 민단계로 옮긴 재일동포 3세 고등학생이 일본인 소녀와의 연애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모색해 나간다는 일종의 자전적 성장소설이다.

"난 이 나라에서 태어나서 이 나라에서 자랐다구.재일 미국인이나 재일 이란인처럼, 밖에서 온 사람들하고 똑같이 부르지 말란 말이야"라는 작중 주인공의 항변처럼, 또 재일 학생들간의 이데올로기 대립이나 지문날인 등의 문제로 이 작품은 얼른보면 재일 한국인 문제를 다룬 것으로 보일수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볍고 감성적인 문체로 철저한 연애소설로 읽힌다.

'나'라는 개인적 정체성은 물론 국적도 버리고 가볍고 자유롭게 살고 싶어하는 주인공의 성향을 통해 일본 문단에서는 이제 재일 한국인 문학도 완전히 일본문학화됐다는 평을 나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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