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최희섭 '리글리에서 만나요'

중앙일보

입력

한국 최초의 메이저리그 타자를 꿈꾸는 최희섭(21, 시카고 컵스)의 빅리그 입성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는 9일(한국시간) 지난 13년동안 컵스의 붙박이 1루수였던 마크 그레이스(36)가 애리조나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기 때문. 그레이스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2년간 6백만달러의 계약을 맺었다.

컵스가 아직 '유효기간'이 남아있는 그레이스와의 재계약을 거부한 데는 최희섭의 존재가 크게 작용했다.

올시즌 마이너리그 더블A 웨스트텐 다이아몬드잭스에서 36경기에 출장, 타율 .303 10홈런 25타점의 호성적을 기록한 최는 '메이저리그의 등용문'이라 불리는 애리조나 가을리그에서도 맹활약하며 컵스 관계자들의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최는 가을리그의 감독과 코치들이 뽑은 '1루수 유망주'에 만장일치로 선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컵스의 1루자리가 곧바로 최희섭에게 올 가능성은 아직 희박하다.

이는 컵스가 최희섭의 빅리그 승격을 내후년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 구단은 그에게 건 기대만큼 승격의 시기를 조심스럽게 저울질하고 있다.

현재 컵스는 내년 한 해만 사용할 1루수로 안드레스 갈라라가, 토드 헌들리 등과 접촉중에 있다. 만약 이들의 영입에 실패할 경우, 컵스는 내년 시즌을 훌리오 줄레타(26)로 시작할 예정이다. 줄레타는 장래성 측면에서는 최에게 뒤지지만, 올시즌 막바지에 메이저리그로 승격, .294의 타율을 기록하며 이미 실력을 검증받았다.

그러나 내년 시즌 최희섭이 어떤 식으로든 메이저리그의 그라운드를 밟을 것은 분명하다. 최는 비록 40인 로스터에는 들지 못했지만, 초청자 자격으로 메이저리그 스프링 캠프에 참가한다. 스프링 캠프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을 경우는 로스터가 25인에서 40인으로 늘어나는 9월 승격이 유력하다.

거포로서의 꿈을 이어나가고 있는 최희섭, 그에게 또 다른 역사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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