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 TV 영화 EBS '애니' 外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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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BS '애니'

애 니 (EBS 밤 9시) 〓화가 출신으로 영화작업을 벌이다 만년에는 다시 화가로 삶을 마감한 존 휴스턴 감독의 작품. 해롤드 그레이의 만화 '고아소녀 애니' 가 원작. 고아 소년 이야기를 다룬 '올리버 트위스트' 와 상황설정이 비슷하다.

주인공만 여자로 바꾼 듯한 인상이다. 고아원에서 "내일은 뭔가 나아질 것" 이라며 노래 부르는 애니의 모습과 고아원을 둘러싼 인물이 특히 그렇다.

하지만 '올리버 트위스트' 가 어두운 분위기의 리얼리즘 영화라면 '애니' 는 밝고 경쾌한 가족 영화다.

작품의 배경은 1930년대 중반. 폭군같은 원장의 구박을 받으며 고아원 생활을 하던 소녀 애니는 백만장자 대디 월벅스의 집에 잠시 입양된다.

빨강머리 애니의 천진난만한 모습에 월벅스의 집은 분위기가 확 바뀐다. 집의 하인들은 물론이고 월벅스도 애니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월벅스는 애니의 친부모를 찾아 주고 싶은 마음에 상금을 내건다. 그러자 사기꾼들이 몰려들기 시작한다.

대표작인 '말타의 매' (41년작) 에서도 잘 드러나듯이 휴스턴 감독의 작품은 화면 구도를 자세히 살필수록 영화를 읽는 맛이 깊어진다.

극중 인물의 비중이나 갈등 관계가 화면 구도에 고스란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원제: Annie.
주연: 아일린 퀸.캐롤 버넷.앤 레인킹.
출시연도:82년작. ★★☆
출처:레너드 몰틴의 '비디오와 영화 가이드 2000' .만점★4개

▶ KBS2 '타임 투 킬'

타임 투 킬 (KBS2 밤 10시40분) 〓존 그리샴의 소설이 원작인 법정 영화. 인종문제가 심각한 미국 남부가 배경이다.

어린 딸을 성폭행한 백인들을 총으로 쏴죽인 흑인 아버지의 재판과정을 그렸다. 식료품점에 심부름을 가던 소녀가 술과 마약에 취한 두 백인 건달에게 강간을 당한다.

초반에는 흑백간 인종문제를 제법 진지하게 다루지만, 나중에 고루한 전개와 할리우드의 영웅주의로 빠진는 게 흠.

의상 디자이너로 활동하다 시나리오 작가를 거쳐 '의뢰인' '배트맨 포에버' 등을 연출한 조엘 슈마허 감독.

원제: Time To Kill.
주연: 매튜 맥코너이.샌드라 블록.
출시연도: 96년작. ★★★

▶ MBC '현상수배'

현상수배 (MBC 밤 11시45분) 〓코미디 영화에 줄기차게 출연하던 시절 박중훈이 주연을 맡은 작품. 세계시장을 염두에 두고 제작, 대부분의 대사가 영어로 돼 있다.

1997년 호주와 국내에서 동시 개봉해 교민들로부터 호응을 얻기도 했다. 할리우드 스타를 꿈꾸는 제이는 '뜰 날' 만을 기다리며 살아간다.

하지만 연기학교에서는 수업료를 못 냈다고 무시당하고, 오디션 기회는 찾아 오지도 않는다.

알 파치노를 존경하는 제이의 특기는 갱스터 연기다. 그러다 호주판 '경찰청 사람들' 에 우연히 출연한다.

차이나타운의 갱단 두목과 너무 닯았기 때문이다. 제이는 이 일로 번번이 곤욕을 치른다. 코미디와 갱폭력, 두 마리 토끼를 좇다가 그만 영화는 길을 잃어버린다.

감독: 정홍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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