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 ‘상속이냐 증여냐’ 고액 자산가 고민 … 절세·가업승계 컨설팅에 맡기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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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하나은행 강남PB센터 직원들. 왼쪽부터 김현규 팀장, 박미경·김종호 부장.

“고액 자산가들은 재산을 자녀에게 어떻게 넘겨줄지 고민해요. 살아있을 때 증여를 해야 할지 사후에 상속을 할지 판단해야 하죠. 이유는 ‘절세’ 때문입니다. 이런 고객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플랜을 짜는 게 우리 일입니다.”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하나은행 강남PB센터 김현규(39) 팀장의 말이다. 이곳의 주요 고객은 30억원 이상 자산가다. 이들의 관심사는 세금을 적게 내며 상속·증여를 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이 욕구에 맞춰 ‘상속·증여센터 지원서비스’를 마련했다. 지난해 11월 개점 때부터 제공하고 있다.

김종호 부장(45)은 “고객들이 상속·증여센터 지원서비스에서 가장 관심을 갖는 건 ‘세금 컨설팅’이다. 30억 이상의 자산을 가진 사람은 상속·증여세율이 50%에 이른다. 이 중에는 세금을 내는 대신 학교·의료시설 같은 공익재단법인 설립을 원하는 고객도 있다. 사회공헌과 절세를 하고 수익도 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보유부동산 컨설팅 서비스’는 고객이 가지고 있는 부동산의 가치를 분석하는 일이다. 수익성이 좋아 보이는 부동산은 미리 자녀에게 증여해 절세하고 가치가 낮은 것은 일찍 처분하도록 권한다. 김 부장은 “예를 들어 공시지가가 낮고 유망한 땅이 있다면 자녀에게 미리 증여해야 한다. 이후 자기 돈으로 그 땅에 건물을 짓고 임대사업을 해 수익금을 자녀와 반반씩 나눠 가지면 된다. 만약 건물과 땅을 한꺼번에 물려준다면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가업승계 컨설팅’은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관심을 갖는 서비스다. CEO가 회사를 경영한 기간에 따라 상속세 공제가 가능하다. 10년 이상이면 60억, 15년 이상이면 80억, 20년 이상이면 100억을 공제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센터는 자녀에게 회사를 물려주고 싶은 CEO에게 도움을 준다.

이러한 컨설팅 서비스뿐 아니라 생전신탁(Living Trust) 서비스도 제공한다. 기존 유언신탁과 달리 유언장이 필요 없다. 재산을 은행에 신탁하면 살아있을 때 관리를 해주고 사후에도 계약에 의해 자산을 운용해주는 제도다. 만약 유족이 미성년자인 경우 교육비 지원 등을 정해 놓을 수 있으며 일정한 연령까지 은행에서 관리하다가 주는 방법도 설정이 가능하다. 사후에 발생 가능한 상황별로 재산 분배 방법·시기를 정할 수 있는 것이다.

상속·증여센터 지원서비스는 PB·부동산전문가·세무사·변호사 등이 제공한다. PB센터에는 지점장을 포함해 PB 4명이 있다. 본사 소속 부동산전문가·세무사가 상주한다. 법무법인 율촌·민주와도 업무제휴를 맺었다.

하나은행 강남PB센터는 1~2주마다 세미나를 진행한다. 강의는 ‘부동산시장전망’ ‘증시전망과 투자전략’ 등 자산관리와 관계된 주제는 물론 ‘안티 에이징’ ‘여름철 체질별 건강관리’ ‘커피&차’ 같은 미용·건강·문화생활 분야도 다룬다. 참가 대상은 센터 고객, 인근에 있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회원 등이다. 세미나마다 20~30명이 참가한다. 세미나가 열리거나 방문객이 휴식을 취하는 다목적실은 고객의 경우 동창회·동호회 모임 장소로 무료 이용할 수 있다. 상담실 5곳을 소모임 장소로 빌려주기도 한다.

조한대 기자
사진=김진원 기자

PB센터는 천장은 처마 모양, 벽면은 한지 마감

하나은행 강남PB센터 실내 디자인은 ‘동양의 미’를 추구한다. 센터 천장은 컬러 강판을 써 우리나라 전통가옥 양식인 처마를 형상화했다. 실내 벽면은 격자살 창에 한지를 발라 마감했다. 복합문화공간인 다목적실과 로비를 구분 짓는 벽면엔 나무기둥을 세웠다.

 다목적실 내에는 평상을 이용해 다실(茶室)을 만들었다. 그 반대편엔 전시장이 꾸며져 있다. 도자기·함·다기·연적 등이 놓여있다. 도예가 이영호·이헌정·이정미·김윤동씨의 작품들이다. 작품은 정기적으로 교체된다. 고객은 원하는 작품을 구입할 수도 있다. 정원기 지점장은 “실내 디자인은 예술적 측면에서의 동양적 아름다움과 센터 업무의 효율성을 함께 고려했다”고 밝혔다.

실내 디자인은 전시기획자인 디자이너 김백선씨가 맡았다. 현재 백선디자인스튜디오 대표다. 한국실내건축가협회 기획분야 부회장이기도 하다.

조한대 기자

대표PB에게 듣는다  김현규 PB팀장
“개인 자산 비중 큰 부동산, 진단·매매 전문가들이 상담”

최근 금융회사들은 경쟁사와 차별화되는 다양한 서비스 제공에 힘쓰고 있다. 금융회사 간 경쟁이 치열함을 입증하는 것이다. 각 금융회사는 더욱 알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앞다퉈 PB센터를 열어 VIP 고객들에게 예금·주식·펀드 같은 금융상품을 내놓는다. 또 자녀들의 만남 행사와 고객초청 세미나를 열고 장례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여기서 자칫 간과하기 쉬운 점을 살펴보겠다. 여러 통계·설문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은 외국인과 달리 부동산, 특히 아파트 같은 주택을 소유하려는 욕구가 높다. 개인이 보유하고 있는 총자산 중에서 부동산 비중이 80%를 넘는다. 나머지 20%만 금융자산이라고 볼 수 있다. 고액 자산가 상당수는 금융자산을 여러 곳의 금융회사에 맡긴다. PB들과 자산 증식 방법을 상담하며 각종 부대 서비스를 제공받는다.

그러나 자산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동산에 대해선 언론과 인근 부동산중개업소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다. 여기서 얻은 정보들을 토대로 부동산을 사고 판다. 하지만 바람직한 의사 결정을 하려면 전문가로부터 부동산 가치를 진단받고 상담하는 게 큰 도움이 된다. 이를 위해 하나은행 강남PB센터는 부동산 관련 서비스 제공에 노력하고 있다.

 고객이 부동산 매입·매도 때 하나은행 소속 부동산전문가·감정평가사가 상담해준다. 이들은 적정가격·수익성을 분석한 뒤 예측 의견을 내놓는다. 부동산 매매 물건을 소개하고 부동산 투자분석 리포트도 낸다. 리포트엔 부동산 투자타당성·개발·건축·임대 항목의 평가가 담긴다. 부동산 처분 때도 하나은행에 맡기면 안정성과 수익성을 함께 추구하는데 유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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