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학협회, 경구피임약 비처방약 지정 촉구

중앙일보

입력

미국 의학협회(AMA)는 5일 경구피임약을 의사처방 없이 구입할 수 있는 비(非)처방약으로 지정해줄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의학협회의 정책을 결정하는 대표자회의는 이날 올랜도에서 열린 총회에서 이 권고안을 토론 없이 통과시켰다.

경구피임약은 성관계 후 3일 이내에 먹으면 배란을 막을 수 있으며 이미 배란이 된 다음에는 수정란이 자궁에 착상되는 것을 막아 임신이 되지 않도록 한다.

의학협회 의료위원회는 이에 앞서 발표한 보고서에서 경구피임약이 비처방약으로 지정되지 않으면 여성들이 임신을 예방할 수 있는 적절한 시기에 이 약을 사용할 수 없다고 밝혔었다.

의학협회의 한 위원회는 지난 3일 이 문제를 논의한 뒤 비처방약 지정 권고안을 대표자회의 총회에 상정키로 했다.

이날 논의에서 일부는 경구피임약을 비처방약으로 지정하면 여성들이 성생활로 전염되는 질환에 대해 의사와 상담할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될 것이라는 문제점을 제기하기도 했다.

경구피임약은 지난 9월 식품의약품국(FDA)이 승인한 RU-486처럼 강한 반발을 사고 있지는 않지만 반대자들은 경구피임약을 낙태의 한 수단으로 간주하고 있다.

그러나 가족계획협회 글로리아 펠트 회장은 "경구피임약이 임신의 과학적 정의인 수정란의 자궁 착상단계 이후에는 효과가 없기 않기 때문에 낙태수단은 아니다"고 말했다.

현재 시판되고 있는 경구피임약은 2년 전 허가된 프레벤과 플랜B 등 두 가지다.

의학협회는 보고서에서 두 가지 약 모두가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며 사람들에게 이 약의 효용성을 더욱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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