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L] 플러리 가난·부상 떨쳐

중앙일보

입력

북미 프로아이스하키리그(NHL) 팬들 왜소한 선수가 2m에 가까운 '거인' 들 사이를 휘집으며 퍽을 골 네트 깊숙이 집어 넣는 모습에 환호를 보낸다.

작은 체구의 이 선수는 덩치 큰 선수와 보디 체크에서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테오 플러리(32.뉴욕 레인저스). 1m70㎝.82㎏의 플러리는 올 시즌 27경기에서 17골.19어시스트를 기록하며 NHL 득점랭킹 3위를 달리고 있다.

오늘날 최정상에서 우뚝 선 플러리의 과거는 그야말로 파란만장했다. 플러리는 1968년 캐나다 옥스보의 가난한 결손 가정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알콜중독자였고 어머니는 약물중독자였다. 부모에게서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한 플러리는 얼음을 지칠 때마다 평온함을 느꼈다고 한다.

그는 "사람들이 매일 음식을 먹고 신발을 신듯이 나는 스케이트를 탔다" 고 회고한다.

13세 때 아이스하키 경기 도중 사고로 오른쪽 팔 신경의 절반이 죽었다. 또 주기적으로 내장의 벽에 염증이 생기는 크론병을 달고 다녔다. 무관심한 부모는 아이스하키를 좋아하는 플러리에게 새 스케이트를 사주지도 않았다.

하지만 어떤 것도 플러리의 아이스하키에 대한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다.

"나는 하고 싶은 일들은 다 해낼 수 있다" 고 스스로에게 다짐하며 단신의 불리함과 병든 육체를 이겨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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