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진승현씨 접촉' 공방

중앙일보

입력

'진승현 게이트' 와 관련, 한나라당 임진출(林鎭出)의원은 5일 "금감원 김영재 부원장보가 구속되기 전 의원회관 사무실을 찾아와 '진승현.신일철이 1백억원 이상의 못된 짓을 했다' 고 말했다" 고 주장했다. "빼돌려서 비자금화했다" 는 뜻 같다.

국회 정무위 소속인 林의원은 이날 "陳씨의 도피가 시작된 지난 9월 초부터 한스종금 사건을 추적해왔다" 며 자신이 조사한 내용의 일부를 공개했다.

林의원에 따르면 金부원장보가 구속되기 사흘 전인 지난달 4일 국회 의원회관 자신의 방을 찾아와 李모 비서관과 만났다는 것. 金부원장보는 "나는 결백하다" 고 해명하면서 이같이 털어놓았다고 한다.

林의원은 "당시 금감원의 다른 고위간부들과 민주당 의원 두어명이 '김영재씨는 결백하니 건드리지 말라' 는 말을 내게 했다" 며 "나는 불쾌해서 金씨를 직접 만나지 않았다" 고 설명했다.

林의원의 李비서관은 진승현씨와도 지난 9월 말 한차례 만났다고 한다.

그 후 10여차례 陳씨와 휴대폰 통화를 했으며, 陳씨 구명을 위해 로비를 하던 검찰수사관 출신 김삼영씨와도 두차례 만났다고 한다.

林의원은 이에 대해 "민.형사상의 문제가 제기될 수 있으니 관련당사자와 직접 접촉하라고 보좌진에 지시했었다" 고 설명했다.

李비서관은 "陳씨는 한스종금의 스위스쪽 투자회사인 SPDC가 합법적이고 실체가 있는 회사임을 해명하면서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고 말했다.

陳씨는 또 해명과정에서 "장내찬씨의 금감원 사무실을 찾아갔다" 는 말도 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의 다른 관계자는 "정현준 게이트와 관련있는 장내찬씨가 진승현씨와 자주 만났다면 '정현준.진승현 게이트와 앞으로 터질 제2, 제3의 신용금고.벤처사기 사건이 여권 실세의 정치자금 조성과 관련돼 있다' 는 소문이 사실일 가능성이 있다" 고 말했다.

여야는 "陳씨 등이 조성한 수백억원대의 로비자금의 실체를 밝히라" (한나라당 권철현 대변인), "陳씨가 도피 중에 야당의원과 접촉했다는데, 한나라당이 그동안 침묵했던 이유를 밝히라" (민주당 이명식 부대변인)고 주장하며 공방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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