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17세 … 언니들 다 잡은 김효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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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김효주가 15일 제주 롯데스카이힐 골프장에서 열린 제5회 롯데마트 여자오픈에서 쟁쟁한 프로들을 모두 제치고 9타 차 우승을 확정한 뒤 두 손을 치켜들고 기뻐하고 있다. 국가대표인 김효주는 프로로 전향하면 KLPGA 정회원 자격을 자동으로 부여받는다. [사진 KLPGA]

“와∼ 저 선수 그린 위에 볼 세우는 것 좀 봐. 프로보다 훨씬 낫네.”

 15일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롯데마트 여자오픈 최종 라운드. 아마추어 김효주(17·대원외고2)의 샷에 갤러리의 감탄사가 이어졌다. 평균 260야드의 장타에 핀을 향해 곧장 날리는 아이언 샷, 10대답지 않은 침착한 플레이와 과감한 퍼트에 갤러리는 혀를 내둘렀다.

 한국 여자 골프계에 최나연(25·SK텔레콤), 신지애(24·미래에셋)를 이을 대형 신예가 탄생했다.

 김효주는 15일 제주도 롯데스카이힐골프장(파 72)에서 막을 내린 롯데마트 여자오픈에서 6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16언더파 272타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첫날부터 하루도 선두를 놓치지 않은 끝에 거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다.

 6타 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김효주는 시간이 지날수록 2위 그룹과의 타수 차를 벌렸다. 전반 9홀을 돈 뒤 2위 그룹과 무려 9타까지 차이가 벌어졌고, 그 간격은 끝까지 좁혀지지 않았다.

김효주

 김효주의 우승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1라운드에서 6언더파 공동 선두에 오른 김효주는 2라운드에서 2위 그룹을 7타 차로 제치고 단독 선두에 나섰다. 김효주는 3라운드에서 6타 차 선두로 경기를 마친 뒤 “우승컵은 내 것”이라며 “17언더파 정도로 우승하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1995년생인 김효주는 엘리트 코스를 두루 거친 ‘골프 천재’다. 초등학교 6학년 때 국가대표 주니어 상비군에 뽑혔고, 중학교 3학년 때 국가대표가 됐다. 아마추어 통산 14승.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초청 선수로 프로대회에 나선 김효주는 10번째 프로대회에서 일을 냈다. KLPGA 투어에서 아마추어 골퍼의 우승은 21번째다. 김효주는 “롤모델인 (최)나연·(신)지애 언니도 아마추어 때 프로대회에 우승해 프로가 됐는데 나도 그 길을 따르게 돼 꿈만 같다”고 했다. 최나연은 2004년 ADT캡스 인비테이셔널에서, 신지애는 2005년 SK엔크린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한 뒤 프로로 전향했다.

 김효주는 이번 우승으로 프로 전향 시 정회원 자격을 자동으로 부여받게 됐다. 우승상금 1억원은 받지 못했지만 내년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19일(한국시간) 하와이에서 열리는 올해 롯데 챔피언십에는 초청 선수로 나선다. 올해 창설된 이 대회에는 청야니(23·대만)를 비롯해 신지애·최나연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모두 출전한다. 김효주는 “올 9월 세계 아마추어 골프팀선수권에서 우승한 뒤 프로로 전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마추어는 상금을 받지 못한다는 규정에 따라 문현희(29·호반건설)가 7언더파로 2위에 오르며 우승상금 1억원을 받는 행운을 누렸다. 김하늘(24·비씨카드)과 홍란(26·메리츠금융)이 3언더파 공동 3위, 최혜용(22·LIG손해보험)이 2언더파 5위로 대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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