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 모리주의와 로즈

중앙일보

입력

포스트시즌 각구단의 움직임이 활발한 가운데, 최근 요코하마의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그것은 요코하마의 새 감독으로 취임한 모리 마사아키가 대대적인 팀 개혁에 착수했기 때문이다.

선수시절 포수였던 모리감독은 '요미우리 V9'의 주역이다. 은퇴 후에는 세이부의 감독을 맡은 9년동안 리그 우승을 8번, 재팬시리즈 우승을 6번 차지한 대단한 명감독이다.

모리감독은 취임 직후의 인터뷰에서 "센터럴리그에는 거대한 상대 구단이 있어서, 감독으로서의 보람이 있다"라며, 요미우리에 대한 라이벌 의식을 암시했다. 취임한 이상 목표는 당연히 우승. 그리고 요코하마는 그 목표를 실현시킬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곤도 전 감독은 선수관리를 싫어했고, 팀 미팅이나 작전회의는 거의 하지 않았다. 요코하마의 젊은 파워를 감안하면, 섬세한 데이터야구보다는 선수의 개성을 살리는 게 낫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곤도 감독의 원칙은 주요했고, 요코하마는 98년의 우승과 함께 2년동안 리그 3위에 올랐다.

그러나, 모리감독은 이러한 '자유방임주의'를 완전히 부정했다. 모리 감독만의 팀 운영 방법은 가을 훈련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는 먼저 선수 모두에게 각자의 야구관에 대한 리포트를 제출케 했다. 선수들의 야구의 대한 사고방식을 알기 위해서였다. 모리 감독 역시 훈련전까지는 각 선수의 데이터를 모아서, 각 선수의 약점은 모두 알 정도로 각 선수의 데이터를 분석해 왔다.

모리는 "올해는 투수진 중에 부진한 선수가 많았다. 특히 5회까지 좋다가, 6회에 갑자기 무너지는 투수가 많았다. 이것은 하반신이 약하기 때문이다"며, 투수들에게 집중적인 하체운동을 지시했다.

타자들도 바쁘다. 모리 감독은 올해 맹활약한 이시이, 스즈키, 하루, 다니시게 등에게 "기본이 안됐다"며 타격폼과 수비동작을 지적했고, 그들을 뜯어 고치는 작업에 들어갔다. 한편 새로운 인재를 찾아내기도 했다. 165cm의 작은 키 때문에 주목받지 못하던 다나카를 발굴해낸 것이다.

이렇게 전임자가 구성해 왔던 야구를 다 부정해버린 '모리 주의'의 대해 선수들도 잘 따라가고 있다.

이것은 우승할 만한 힘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3위에 그쳤던 성적 때문인지 선수들 사이에서도 지금까지의 야구라면 안된다라는 위기감이 이미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선수들 입장에서도 지금까지 감독으로서 모리가 쌓은 업적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런데, 이러한 요코하마에 새로운 움직임이 나타났다.

얼마전 눈물로 은퇴했던 로즈가 다시 선수생활의 재개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요코하마는 로즈의 실력을 인정하면서도 연봉 문제로 그를 포기했고, 이에 로즈는 눈물로 은퇴를 선언했던 바 있다. 그 후 요코하마는 한신에서 FA를 선언한 신조를 영입하려 했으나, 신조를 잡아둘려는 한신에 주니치까지 끼어들면서 신조의 영입은 난항에 빠져버렸다.

이런 상황에서 터진 로즈의 부활 선언. 결국 요코하마는 불확실한 신조보다 로즈를 재기용하기로 했다. 또 요코하마는 로즈와의 교섭이 결렬된다면 트레이드 카드로서 생각하고 있다.

로즈가 미국으로 떠나기 전, 새벽 4시까지 송별회를 같이 했었던 요코하마의 선수들은 복잡한 마음이다. 이시이는 "헤어진 애인을 다시 만나는 것 같다. 그러나 그 만남은 성공할 것 같지 않는다"며, 로즈의 재영입에 부정적인 견해를 비췄다. 모리감독 역시 스즈키를 내년의 4번타자로 내정한 상태라, 로즈가 다시 오면 여러가지 파문을 일으킬 것은 확실하다.

모리주의로 큰 변화를 겪고 있는 요코하마와 재기를 선언한 로즈. 앞으로 로즈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가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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