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공사 구조조정 '눈가리고 아웅'

중앙일보

입력

담배인삼공사가 공기업혁신 계획에 따라 정규직인원을 현행 5천명에서 4천500명으로 줄이는 과정에서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편법을 쓰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공사는 명예퇴직을 신청하는 사원들에게는 1년후 재취업을 보장하는 가 하면 그자녀들을 내년초부터 취업시켜 준다는 약속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공사는 연말까지 인원을 줄여 구조조정 계획을 이행한 것처럼 위장한 뒤 다시 원상회복시키려는 게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또 공기업들의 구조조정이 모두 이런 식으로 진행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29일 담배인삼공사와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공사는 현재 5천57명에 이르는 정규직 사원을 당초 계획대로 4천500명으로 줄이기 위해 연말 정년퇴직자를 제외한 나머지 491명을 명예퇴직으로 해결할 계획이다.

공사는 그러나 명예퇴직을 신청하는 사람들에게 1년후에 다시 받아들인다는 약속을 하고 공식 퇴직금외에 명예퇴직금으로 1천만∼6천만원을 주기로 했다.

공사 관계자는 "1년후 그리고 30개월이내의 시기에 복직을 원하면 받아들인다는 약속을 해주고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되돌아올 경우에는 명퇴금을 환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사는 이와함께 명예퇴직한 사원들의 자녀들에게는 내년 1월부터 계약직 취업을 허용하고 내년 12월부터는 고용상황을 봐가면서 정규직 사원으로 전환해 줄 방침이다.

이와 관련, 공사의 한 직원은 "명퇴자를 1년후에 다시 직원으로 받아들이고 자녀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해주겠다는 발상 자체가 구조조정이 완료되는 내년 2월만 넘겨보자는 눈속임"이라면서 "공사의 구조조정이 허울 뿐이라는 점을 이번에 다시한번 느꼈다"고 토로했다.

공사의 인사부 관계자는 "아무튼 인건비가 줄어든다는 점에서는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봐야 한다"면서 "명퇴자가 1년후에 복직하더라도 1년간 인건비는 전혀 나가지 않으며 이 제도를 반복시행하면 안식년휴가제 같은 효과도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명퇴 사원의 자녀를 고용하는 것도 자연감소에 따른 빈자리를 채우는 것인 만큼 비용 부담은 없다고 봐야 한다"고 해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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