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바운드 56 대 39 삼성이 더 높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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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 삼성의 기둥 서장훈(左)이 부산 KTF 현주엽의 수비를 뿌리치며 골밑을 돌파하고 있다.[부산=연합]

'높이'의 서울 삼성이 적지에서 귀중한 승리를 거뒀다. 정규리그 5위 팀 삼성은 18일 부산 금정체육관에서 벌어진 2004~2005 애니콜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부산 KTF(정규리그 4위)와 연장전까지 가는 혈전 끝에 88-82로 승리, 첫 승리를 빼냈다. 지난해까지 벌어진 16차례의 6강전에서 먼저 승리한 팀은 단 한 차례를 제외하고 모두 4강에 올랐다.

삼성이 '첫 골을 넣는 팀이 이긴다'는 농구 징크스를 깼다. 골밑에서 무자비할 정도로 잡아낸 리바운드가 승인이었다. 이날 삼성이 기록한 리바운드는 모두 56개(KTF 39개). 1997~98 시즌 4강전 때 기아가 LG를 상대로 해낸 플레이오프 최다리바운드기록(54개)을 깬 것이었다. 이뿐만 아니라 서장훈(17개).알렉스 스케일.자말 모슬리(이상 11개).주희정(10개) 등 주전 4명이 두 자릿수 리바운드를 기록하면서 예전과 달리 엄청나게 빠른 속공으로 밀어붙였다.

삼성은 연장전 시작하자마자 KTF 애런 맥기에게 골밑슛을 내줬다. 주희정이 한 골을 만회했지만 현주엽(24득점.10리바운드)에게 다시 골밑슛을 허용하고 패전의 불안감에 빠졌다. 그러나 삼성은 모슬리의 자유투로 79-79로 마지막 동점을 이룬 뒤 스케일의 골밑슛과 이규섭의 3점포가 터지면서 역전승을 예감했다.

새로운 외국인 선수 크니엘 딕킨스를 굳게 믿었던 부산 팬들에게는 부상으로 돌아간 '골밑의 폭군' 게이브 미나케가 생각나는 한판이었다. 딕킨스(22득점.3점슛 4개)는 1쿼터에만 3점슛 3개를 터뜨리면서 혼자 13점을 올려 팬들을 들뜨게 했다. 21-16으로 2쿼터를 시작한 KTF는 이후 리바운드 싸움에서 주도권을 빼앗기면서 끌려가는 경기를 했다. 딕킨스는 후반으로 가면서 3점슛의 정확도가 떨어졌고 수비와 리바운드 등 골밑 플레이에서도 제 몫을 하지 못했다. 2차전은 20일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다.

부산=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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