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우 “일자리 위해 국내 투자 늘려 달라” … 허창수 “경쟁력 뒤지지 않게 여건 만들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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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3일 홍석우(왼쪽) 지경부 장관이 허창수 전경련 회장을 만나 ‘동반성장’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연합뉴스]

“대기업들이 해외 투자만 하지 말고 일자리 창출을 위해 국내 투자를 늘려 달라.”(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

 “미국 정부는 GE 등의 공장을 국내로 ‘유턴’시키기 위해 상당한 인센티브를 준다고 한다. 국내에 남더라도 경쟁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여건을 만들어 달라.”(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3일 홍석우 지경부 장관이 서울 역삼동 리츠칼튼호텔에서 허창수 전경련 회장과 만났다.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의 사퇴로 생긴 동반성장 정책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만든 자리다. 기업 주무부처 장관이 나서면서 분위기는 한층 부드러워졌다. 하지만 30여 분간의 대화에서 대기업 투자, 동반성장지수 등 구체적 사안을 놓고는 양측의 ‘장군’ ‘멍군’이 이어졌다.

 이 자리에서 홍 장관은 “정치권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과도한 반기업 정서는 우려스러운 현상”이라면서도 “이는 무분별한 골목상권 진출 등으로 대기업이 자초한 측면도 있는 만큼 골목상권 보호와 사회공헌 활동을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반성장이 한 발짝 더 나아가려면 대기업 오너의 직접적 관심과 인식 전환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이 추진했던 ‘이익공유제’ 대신 홍 장관은 ‘성과공유제’의 확산을 내세웠다. 이는 특정 프로젝트에서 나온 성과를 대기업과 협력 중소기업이 나누는 제도로 일부 대기업이 이미 시행 중인 제도다.

 허 회장은 성과공유제 확산에 협력하겠다고 약속하면서도 동반성장지수 등에 대해선 우려를 표시했다. 동반위는 56개 대기업을 대상으로 동반성장 실천 성적을 평가해 4개 등급으로 나눠 이달 말 발표할 예정이다. 허 회장은 “하위 등급을 받은 기업의 경우 기업 이미지가 손상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가 최근 휴일근로를 연장근로에 포함시켜 근로시간을 줄이겠다고 나선 데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이에 대해 홍 장관은 “노사 합의를 바탕으로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면서도 “근로관행과 문화를 바꾸기 위해 전경련이 앞장서 분위기를 조성해 달라”고 말했다. 한편 ‘반기업 정서 확산’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허 회장은 “표 때문인데… 선거가 지나야 재계 입장을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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