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은행들 '인터넷 뱅킹' 주름잡는다

중앙일보

입력

스웨덴.핀란드.노르웨이 등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은행들이 유럽 인터넷 뱅킹 시장의 총아로 부상하고 있다.

이들은 거미줄같은 지점망에 의존하던 굴뚝식 영업 관행을 버리고 온라인 네트워크에 기반한 첨단 금융기법을 발빠르게 정착시켜, 편리하고 신속한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들의 욕구에 부응하고 있다.

유럽 금융시장은 ''e-바이킹'' 군단으로 일컬어지는 이들 은행이 유럽의 인터넷 뱅킹 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 현황〓핀란드에서는 전체 대금 결제 중 32%가 온라인으로 처리될 정도로 인터넷 뱅킹이 확산됐다.

핀란드.스웨덴 합작은행인 메리타 노르드방켄은 전체 고객 9백만명 중 1천7백만명이 인터넷 고객이다.

유럽에서 미국 시티그룹이 85만명, 도이체방크가 75만명의 온라인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크게 앞서고 있다.

북유럽 은행들은 거래비용이 싼데다 시간.장소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잇점을 앞세워 빠르게 고객을 확보할 수 있었다.

◇ 비용은 줄고 수익은 늘어= ''노르딕 은행'' 들은 인터넷 뱅킹에 따른 업무 효율화로 지점 수를 줄이고 영업 비용을 크게 절감했다. 스웨덴 SEB은행은 지금까지 국내 지점 20개를 폐쇄했다.

SEB은행측은 "직원들이 계좌 입출금 등 단순 창구 업무에서 탈피하면서 보험.연금 등 각종 금융상품 판매와 개인자산 관리 등의 컨설팅 서비스에 몰두할 수 있게 돼 수익성이 크게 향상됐다" 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기존 지점망은 자연스레 금융 거래의 중심지에서 컨설팅 사업의 전진 기지로 변화하고 있다.

이들은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온라인 쇼핑.주식거래.뮤추얼펀드 판매 등 다양한 부가 거래까지 함으로써 짭짤한 수수료 수입을 챙기고 있다.

SEB은행의 최고경영자인 라스 터넬은 "인터넷 고객은 일반 계좌 고객보다 두배반 이상의 많은 수입을 은행에 안겨주고 있다" 고 말했다.

◇ 전망=당분간 북유럽 은행들의 우위 속에 후발주자들이 추격하는 판세를 띨 것으로 보인다.

스웨덴의 인터넷 뱅킹 이용률은 현재 26%에서 2003년에는 50%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반면 전통적 금융 강국인 독일.영국 등은 25% 이하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스웨덴 SEB은행은 덴마크.독일.폴란드 등 유럽 중심부에 지점을 설치하는 등 공격적 마케팅 전략으로 2004년까지 5백만명의 고객을 확보할 계획이다.

북유럽 은행들은 다른 대형 은행들과 3세대 이동통신(G3) 기술을 이용한 ''모바일 뱅킹'' 을 놓고도 치열한 시장 쟁탈전을 벌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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