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할인점 "셔틀버스 운행 금지로 반사 이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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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백화점.할인점의 셔틀버스 운행이 금지되는 것을 계기로 셔틀버스를 운행하지 않는 외국계 할인점들이 공격 경영에 나서고 있다.

월마트.까르푸.삼성테스코 등 외국계 할인점들은 내년 경기 전망이 어두운데도 불구하고 셔틀버스 운행 금지를 시장 확대의 기회로 잡아 신규 점포를 6~10개 이상 내기로 했다.

지금까지 외국계 할인점은 낮은 관리 비용과 저가를 내세운 판매전략을 지키면서 매출이 올라도 비용이 많이 드는 셔틀버스를 운행하지 않았다.

국내 할인점의 셔틀버스 운행에 따른 매출 비중은 전체의 30% 정도로 추산된다.

월마트의 경우 최근 리 스코트 총괄 회장이 한국을 방문, 할인점 시장 상황과 6개 점포의 경영 실적을 보고 받고 '긍정적인 평가' 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월마트는 지금까지 확보한 대구 신매동과 감상동의 드림타운, 경기도 부평시 작전동, 중동 신시가지, 평촌 신시가지, 울산 세원백화점 자리 등 6곳 이외에 뉴코아가 매물로 내놓은 부지 중 4~5개 매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내년에만 인수를 포함, 6~8개 이상의 점포를 새로 개장할 계획이다.

삼성테스코에서 운영하는 홈플러스는 올해 인천 간석.작전동, 경기도 김포.울산.강원도 춘천.광주 등 지방도시 7곳 외에 서울 영등포와 동대문 마장동에서 부지를 사들였다. 테스코는 내년에 영등포 등 7~8개 점포를 열기로 했다.

프랑스계 할인점 까르푸도 내년에 5~7개 점포를 새로 열기로 했다.

외국계 할인점 관계자는 "셔틀버스 운행이 금지되면 셔틀버스 이용 고객에게 매출의 30% 이상을 의존해온 국내 할인점이 타격을 받을 것" 이라며 "외국계 할인점들이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 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할인점 업계 1위인 이마트는 내년에 12~14개 점포를 예정대로 개장하고 백화점식 서비스를 강화해 셔틀버스 운행 금지로 이탈하는 고객을 잡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롯데 마그넷도 불투명한 내년 경제 상황 때문에 일부 출점 계획을 조절하는 것을 검토하는 가운데 셔틀버스 운행 금지에 따른 매출 감소를 만회할 전략을 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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