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외국은행 지점 수신, 1조5천억원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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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외국은행 지점의 수신이 1조5천억원 늘어나면서 작년의 연간 증가액 9천억원을 크게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는 제2차 금융구조조정과 예금부분보장제 시행을 앞두고 외은지점으로의 자금유입 규모가 상당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보다는 적은 수준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최근의 외은지점 수신동향'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외국은행 지점의 수신은 1조5천78억원으로 작년 한해동안 외은지점의 총수신 8천954억원에 비해 1.7배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만기 6개월미만의 단기정기예금이 1조780억원 증가해 수신증가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관계자는 '올들어 시티은행과 HSBC(외은지점 전체 수신증가액중 86.5% 차지)를 중심으로 외은 지점의 수신이 크게 증가했다'면서 '그러나 당초 제2차 금융구조조정과 예금부분보장제 실시로 인해 비우량 은행권에서 이탈할 30조원중 수조원가량이 외은 지점으로 유입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었는데 이와 비교하면 적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전체 예금은행 수신중 외은지점의 비중은 99년 12월 0.9%, 올해 3월 1.0%, 6월 1.1%, 9월 1.1%, 10월 1.2% 등으로 꾸준히 증가해 왔으나 아직은 낮은 수준을 보였다.

또 10월중 외은지점의 계좌당 정기예금 평균잔액은 9천400만원으로 국내은행의 2천800만원의 3배를 웃돌았으며 5억원 초과 거액계좌비중(금액기준)도 50.9%로 국내은행(35.5%)보다 훨씬 높았다.

이와함께 요구불예금과 6개월미만 저축성예금 등 단기수신 비중은 국내은행의 47.9%를 크게 웃도는 83.3%였으며 개인수신 비중도 65.4%로 국내은행(62.8%)을 상회했다.

한은 관계자는 '외은지점 수신구조의 특징을 보면 거액예금과 단기자금, 개인예금 비중이 높다는 것'이라면서 '특히 외은지점들은 가계대출과 단기유가증권 비중이 높아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단기예금 위주로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앞으로 외은지점으로의 자금 유입이 꾸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거액 개인예금이 국내은행에서 대거 이탈, 외은지점으로 몰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 '그러나 금융소득 종합과세 시행을 앞두고 외은지점에 거액 차명예금이 늘어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서울=연합뉴스) 전준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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