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vs 미국 ‘악마의 게임’ 5월에 맞붙는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2면

블리자드가 5월 발매하는 액션 롤플레잉게임(RPG) ‘디아블로3’(사진 위)와 무협을 주제로 엔씨소프트가 내놓는 온라인게임 ‘블레이드앤소울’.

‘타임머신’이라고 불리는 게임이 몇 가지 있다. 한번 잡으면 깊이 빠져들어 정신을 차리고 보니 계절이 바뀌었다는 우스개다. 이런 대접을 받는 대표적인 게임이 시드 마이어의 ‘문명’ 시리즈, 코에이의 ‘삼국지’ 시리즈다. 미국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는 ‘워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 시리즈에 이어 전 세계에서 연 1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온라인게임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로 게임매니어의 시간을 잡아먹는 대표적인 업체다. 이에 맞서는 국내 업체가 엔씨소프트다. 1998년 첫선을 보인 온라인 게임 ‘리니지’ 시리즈는 지금까지 1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고, 2008년 내놓은 ‘아이온’도 인기를 끌고있다.

 블리자드와 엔씨소프트의 새로운 게임이 5월 중에 선보인다. 벌써부터 “고3들 큰일났다(게임하느라 수능 공부에 소홀할까 봐)”는 말이 나온다. 블리자드의 액션 롤플레잉게임(RPG)인 디아블로 시리즈 최신작인 ‘디아블로3’와 엔씨소프트가 처음으로 도전하는 무협 기반의 온라인 게임 ‘블레이드앤소울’을 미리 들여다봤다.

◇디아블로3=97년 전세계 게이머들은 새로운 스타일의 게임 ‘디아블로’에 열광했다. 턴 방식으로 진행하는 기존 RPG와 달리 실시간으로 몬스터를 사냥하는 방식이 신선했다. 게이머들은 온라인으로 파티를 짜 ‘트리스트럼’ 마을의 던전에서 ‘공포의 악마’ 디아블로를 잡기 위해 밤을 새웠다. 출시 첫해에만 300만 장 이상 팔린 디아블로에 이어 2000년 나온 디아블로2도 출시 2주 만에 100만 장 이상 나가며 ‘가장 빨리 팔린 PC게임’으로 기네스북에 오를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디아블로 시리즈 판매량은 전 세계에서 2000만 장이 넘는다.

 12년 만에 돌아온 디아블로3도 전작 못지않은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해 11월 부산에서 개최된 ‘지스타 2011’에서는 게이머들이 4시간 이상 줄을 서 기다리며 한글판 시연에 참가할 정도였다. 사용자들이 뽑은 지스타 최고의 게임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블리자드는 5월 15일 디아블로3를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DVD 버전과 디지털 다운로드 버전은 5만5000원이며 소장판(Collector’s Edition)은 9만9000원이다. 디지털 다운로드 버전의 경우 3월 15일부터 디아블로 웹사이트(http://www.blizzard.com/games/d3/)에서 예약 구매가 가능하다. 게이머들이 어렵게 얻은 전리품을 거래할 수 있는 경매장 시스템도 도입했다.

◇블레이드앤소울(이하 블소)=엔씨소프트는 패키지게임을 주로 발매한 블리자드에 앞서 온라인 게임을 키운 토종 업체다. 블리자드가 WOW로 온라인 게임 시장까지 주도권을 잡았지만 리니지와 아이온도 국내외에서 만만치 않은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블소는 엔씨소프트가 아이온 이후 4년 만에 내놓는 대작 온라인 게임이다. 공교롭게도 2008년 출시 예고 후 2010년 지스타에서 처음 공개하고 지난해 베타 서비스(일부 사용자를 대상으로 최종 점검하는 것)를 하는 등 디아블로3와 비슷한 시기에 개발작업이 이뤄졌다.

 블소는 엔씨소프트가 처음으로 시도하는 무협 기반의 온라인 게임이다. 무협지 독자라면 너무나 익숙한 ‘사부의 복수를 위해 여정을 떠나는 주인공’이나 ‘마을의 절세미녀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사건’ 같은 스토리가 이어진다. 지붕을 뛰어넘거나, 상대를 올라타서 제압하고, 물위를 달려나가는 등 상상 속 무림 고수의 행동을 사이버 공간에서 체험하는 것이 가능하다. 게임을 즐기는 도중에 영화 한 편 분량에 육박하는 60분 이상의 시네마틱 동영상도 볼 수 있다. 게임 속 등장하는 800여 개 캐릭터의 모든 대사를 음성으로 더빙해 현실감을 살렸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