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에너지부 "내년 유가 24달러 가능"

중앙일보

입력

미국 에너지부는 8일 미국내 원유가가 현재 배럴당 30달러선이 넘고 있으나 국제시장의 공급이 늘어나면서 이번 동절기가 끝날 무렵에는 3-4달러가 더 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너지부 산하 통계기구인 에너지정보국(EIA)은 현주세로 갈 경우 내년에는 유가가 배럴당 평균 24달러선까지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올해 전체 평균 유가에 비해 근 4달러 가량이 낮은 수준이다.

EIA는 석유수급 전망에 대해 내년에 전세계 수요가 하루 평균 200만배럴 가량 늘어날 것이라면서 지난 1995-1997년과 비슷한 정도라고 분석했다. EIA가 내놓은 11월 동향분석에 따르면 올해는 석유수요가 하루 평균 100만배럴 가량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올해 세계의 하루 석유수요는 근 7천600만배럴로 지난 93년 이후 증가율이 가장 낮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보고서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최근 잇따라 증산을 결정했음을 상기시키면서 그러나 이로 인한 유가 하락 때문에 감산이 불가피할 것이라면서 내년봄 하루 60만배럴 가량이 줄어들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이라크는 연말까지 석유수출을 하루 최소한 300만배럴까지로 늘리고 내년말에는 그 물량이 320만배럴로 더 증가할 것으로 EIA는 내다봤다.

이라크는 그러나 8일 석유수출대금 양도에 대한 유엔의 승인이 늦어지고 있는데 반발해 석유수출을 중단할 수 있음을 경고해 국제시장에 충격을 가했다.

EIA는 비OPEC 산유국들의 생산량이 올해 하루 130만배럴 증가하고 내년에는 추가로 80만배럴이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증가분의 대부분은 구소련권에서 나올 것으로 관측됐다.

특히 내년말 카자흐스탄이 카스피해 파이프라인 컨소시엄을 통해 원유를 공급하기 시작하는 것도 석유공급 증가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

반면 브렌트유가 생산되는 북해 유전에서는 생산연한이 다돼 폐쇄되는 유전에비해 새 유전이 덜 가동되면서 석유가 지금보다 더 생산되기는 힘들 것으로 EIA는 전망했다.

한편 OPEC 의장인 알리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석유장관은 8일 OPEC의 증산에도 불구하고 유가가 계속 높은 수준에 머물 경우 추가 생산이 가능하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베네수엘라의 엘 유니버살 신문은 유럽을 방문한 로드리게스 의장이 중동사태 등을 상기시키면서 "필요할 경우 추가 생산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고 전했다.(뉴욕.카라카스 AP=연합뉴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