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석유수출 중단 위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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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의 제재조치로 타격을 받고 있는 이라크는 8일 수입과 석유 수출자금의 양도 및 사용에 관한 유엔 승인이 늦어지는데 항의해 석유수출을 중단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타레크 아지즈 이라크 부총리는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에게 서한을 보내 "석유 수출자금이 은행에 쌓이고 수입 계약서가 유엔제재위원회 사무국에 쌓이는 상황에서 석유 수출의 이익이 없어 수출을 계속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관영 이라크통신(INA) 에 따르면 아지즈 부총리는 이 서한에서 "이라크 국민들은 석유 수출자금으로 왜 식품과 의약품, 인도주의적 필수품을 살 수 없는지 묻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이라크가 석유 수출을 계속할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아지즈 부총리는 또 "지난 2일 현재 프랑스 BNP-파리바스 은행에 쌓인 113억7천200만 달러의 석유 수출자금이 지급중단 또는 동결상태에 있어 이라크 국민은 이 돈의 혜택을 전혀 보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라크는 유엔의 석유-식품 연계계획 하에서 뉴욕에 있는 제3자 기탁금을 사용해 수입 계약을 할 수 있으나 이와 관련해 대부분 유안안전보장이사회 제재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라크는 지난 1990년 쿠웨이트를 침공한 이후 유엔의 제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유엔이 이라크 국민을 위한 인도주의적 물품 수입을 엄격히 감시하는 석유-식품 연계프로그램을 통해 석유 수출을 계속해 왔다.

아지즈 부총리의 이 서한은 6개월 간의 유엔 프로그램이 개정되는 오는 12월6일을 한 달도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 나왔다. (바그다드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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