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부시 진영 현장 표정

중앙일보

입력

미국 대선 결과를 기다린 조지부시 공화당 후보 진영은 당초 오후 7시 주청사 앞에 임시로 마련한 연단에서 취재진에게 선거종료 소감 등을 밝힐 예정이었으나 개표 상황이 접전으로 가자 오후 10시이후로 연설을 늦췄다.

부시 진영은 초반 인디애나와 캔터키 등 일부 주에서 크게 리드한 것으로 보도되자 내심 반기면서도 당선여부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텍사스 주도 오스틴 시내 콘그레스 애비뉴 소재 주의회 건물 2층에 마련된 선거운동본부의 한 관계자는 “인디애나와 캔터키는 부시가 지지율에서 리드해왔던 지역으로 이기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문제는 격차를 얼마만큼 벌리느냐에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자동차와 하이테크산업 중심지인 인디애나와 캔터키에서 52%이상 득표할 경우 주 성격이 비슷한 미주리와 미시간에서도 부시가 승리할 것으로 예상해왔으나 미시간이 고어의 승리로 발표되자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른 관계자는 “개표 초반 승리로는 당선을 장담하기 어렵다”며 “플로리다와 펜실베이니아 등 중대형 경합주의 결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조심스런 반응을 나타냈다.

본부 직원들은 사무실에 설치된 흰색 대형 상황판에 각주 선거본부로부터 들어오는 개표상황을 수정하느라 손놀림이 무척 바빴다.

부시 주지사가 살고 있는 주청사 옆 관저 주변에는 정복 경찰관이 경비를 선 가운데 정장차림의 남녀들이 서류봉투 등을 들고 수시로 드나들어 긴박감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부시 동정을 취재하기 위해 이곳에 온 기자들은 “아마도 개표상황보고와 대책등이 논의되지 않고 있겠느냐”고 추측했다.

한 경찰관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평상시보다 병력을 증강했으나 관저주변의 일반인의 통행을 막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부시후보는 오전 7시 휴스턴에 살고 있는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걱정하지 마세요”라고 안심시켰다고 부시 측근인 고든 존드로가 전했다.

부시는 “어쨌든 (대통령)
후보가 되는 것보다 사랑받는 후보가 되는 것이 훨씬더 어렵다”며 “88년과 92년 그것을 경험했기 때문에 부모님이 노심초사하는 이유를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시는 아침 6시30분에 기상, 평일처럼 고양이와 개에게 먹이를 주고 부인 로라여사에게 커피를 끊여줬다.

부시는 전날밤 4-5시간밖에 못잤으나 “아주 느낌이 좋았다”고 말했으며 “우리가할 수 있는 것을 다한 만큼 결정은 국민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부시는 또 아침에 성경을 읽었으나 어느 구절을 펼쳐 얼마간 기도했는지는 모른다고 존드로는 전했다.

조지 부시 전대통령 부부와 친동생 젭 플로리다주 지사등 가족들은 오스틴 시내포시즌스 호텔에서 TV로 개표상황을 지켜봤다.

이에앞서 부시는 관저 거실에서 풀기자단과 가진 회견에서 “선거운동은 여러점에서 마라톤과 같다”고 말했다.

부시는 “마라톤선수는 컨디션을 조절해야 할 때도 있고 역주를 해야 할 때도 있다”며 “우리 는 미국을 위해 최선이 무엇인가라는 메시지에 초점을 맞춰 조직적인캠페인을 벌였다”고 평가했다. (오스틴

미 텍사스주>=연합뉴스 권오연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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