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통프리텔-엠닷컴합병, 코스닥에 새 모멘텀될까

중앙일보

입력

7일 전격 발표된 한국통신프리텔과 한국통신엠닷컴의 합병으로 통신서비스산업 뿐 아니라 증시에도 상당한 영향이 있을 전망이다.

물론 양사의 합병은 지난 여름 합병발표시 이미 예견된 것인 데다 대주주 한국통신도 양사의 합병방침을 밝혀온 터여서 의외의 일은 아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프리텔-엠닷컴 합병법인은 1조원에 육박하는 자본금과 818만명에 달하는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등 코스닥시장에 버거울 정도로 엄청난 규모를 갖게 된다.

이는 이동통신분야 부동의 1위 사업자 SK텔레콤과 비교해 보면 자본금은 20배가 넘는 규모이며 가입자수는 SK텔레콤-신세기통신의 60%수준이다.

현재 프리텔과 엠닷컴의 시가총액이 각각 5조8천억원과 2조원 규모로 6백여개종목이 등록돼 있는 코스닥시장 전체 시가총액 43조원의 18%가 넘고 23조원선인 SK텔레콤의 34% 수준이다.

한통프리텔측은 보스턴 컨설팅과 삼성증권,메릴린치증권 등의 분석자료를 토대로 양사의 투자비용 감소와 용이한 자금조달 등에 따른 시너지효과를 최소 4조2천억원에서 최대 7조5천억원으로 보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도 양사의 합병으로 엄청난 시너지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을 달고 있지 않으며 대규모 초기시설투자의 감가상각비가 감소하는 데다 단말기보조금 폐지효과, 무선인터넷부문 수입의 가시화 등이 예상되는 내년에는 합병법인의 수익력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양사의 합병발표가 합병종목 주가상승에 견인차가 될 수 있을 지, 나아가 침체에 빠진 코스닥시장 전체에 `바람’을 몰고 올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증시전문가들의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L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의 정승교 연구위원은 “양사의 합병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는 분명하며 이로 인한 주가상승요인 역시 분명하다”고 말했다.

정 연구위원은 “향후 이동통신의 주요한 화두가 될 무선인터넷사업의 경우 SK텔레콤은 시설투자 등으로 처음 2년간 적자를 내다 3,4년차부터 이익을 내는 구조이나 합병법인의 경우 사실상 이 부문의 첫 회계연도인 올해부터 흑자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또 “양사의 합병이 이미 예고된 것이라고는 하나 이번 발표로 시장의 관심을 끄는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연구위원은 최근 한통프리텔의 주가약세 등은 IMT-2000사업자 선정과정에서 한국통신이 동기방식으로 밀릴 것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것이나 수익성이 높은 합병법인이 합병을 계기로 충분한 상승모멘텀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반대의견도 많다. 대우증권 리서치 센터의 민경세 연구위원은 “이번 합병은 이미 예고된 수순이라 증시에 새롭게 부여되는 모멘텀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민 연구위원은 “물론 양사의 합병으로 인한 시너지효과는 상당하다고 보지만 주가 측면에서만 놓고 보면 증시전반의 약세로 인한 저평가는 인정할 수 있지만 SK텔레콤 등과의 상대비교를 해보면 추가적인 상승세가 클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양측 모두 주가의 지속약세로 인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명했다.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가격이 프리텔 4만3천538원, 엠닷컴 1만 3천435원으로 양사의 현 주가보다 높고 따라서 기존 소액주주들과 매수청구가와 시가의 차액을 노린 단기투자자들의 공격대상이 될 수 있어 자칫하면 조단위의 매수가를 지불하게 돼 IMT-2000 등에 대비한 투자재원이 소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증시 관계자들은 “프리텔과 엠닷컴의 합병으로 인한 시너지효과는 난립한 통신시장을 정리한다는 차원에서도 상당히 클 것으로 예상되지만 주식매수청구권이라는 난제를 어떻게 돌파하느냐에 성공여부가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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