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정민태, 고별무대 승리 장식할까

중앙일보

입력

정민태(현대)가 한국 프로야구 고별무대를 승리로 장식할 수 있을까.

올 시즌을 마치고 일본으로 진출할 것이라고 공언해온 정민태는 지난 3일 3차전 에 선발 등판, 승리투수가 되면서 홈구장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까지 마쳤었다. 이날 정민태의 승리로 현대가 3연승을 달리면서 정민태는 더이상 마운드에 설일이 없을 것으로 생각했고 두산 더그아웃에서도 이를 어느 정도 받아들이는 분위기 였다.

그러나 두산이 4, 5차전을 잇따라 잡으면서 정민태의 고별 무대는 6일 6차전으로 연기됐다.문제는 고별무대를 한국시리즈 승리투수라는 화려한 훈장으로 마무리지으려던 정민태의 계획이 순조롭지만은 않게 됐다는 점. 3일 3차전에서 정민태는 구위가 예전같지 않게 힘이 떨어진 모습이 역력했지만 관록과 카리스마를 앞세운 노련한 투구로 두산 타선을 잠재웠지만 4, 5차전에서 물이 오를대로 오른 두산 타자들이 이제는 호락호락 당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3차전에서 정민태는 5⅔이닝 동안 홈런 1발을 포함해 5안타를 내줬고 삼진은 4
개를 잡아냈다. 150㎞에 근접하던 구속이 140㎞대 초반으로 떨어졌고 변화구의 예리함도 많이
사그러들었다.

더구나 1∼2점차 리드만 잡아주면 뒷문을 든든하게 지켜줬던 조웅천과 위재영등 후배 투수들도 이제 믿을 수 없게 됐다. 일이 잘못돼 한국시리즈가 7차전까지 이어지면 정민태도 중간계투나 마무리로 또다시 마운드에 오르는 일이 없으라는 보장이 없다.

고별무대를 승리로 장식하려는 정민태로서는 이만저만 어려운 사정이 아니다. 하지만 정민태는 8년동안 한국 무대를 호령했던 '투수지존'으로서의 자존심을 홈구장에서 흠집낼 수 없다는 각오다.일본 진출을 앞두고 허망하게 무릎을 꿇는 모습은 보여줄 수 없다는 절박감이승부욕을 더욱 자극한다고 정민태는 6차전에 나서는 각오를 밝혔다.

정민태는 이참에 이번 한국시리즈 유일한 2승 투수로 챔피언반지 뿐 아니라 최우수선수(MVP) 순금 트로피도 차지하겠다는 생각이다. 정민태가 고별 무대를 승리로 이끌어 '한국 최고 투수'의 명예를 지킬지가 6차전 최대 관심사가 됐다.(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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