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이동통신 글로벌스타 고사 위기

중앙일보

입력

이코(ICO)와 이리듐에 이은 제3 위성이동통신업체인 글로벌스타가 내년 여름까지 충분한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면 좌초될 지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스타는 전세계 어느 곳에서도 맑고 깨끗한 음질의 전화통화를 보장하기 위해 총 40억달러를 투입, 지상 1천300㎞ 높이에 있는 48대의 위성을 확보하고 가입자들을 유혹했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사업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새너제이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글로벌스타의 위기는 경영진의 잘못 외에 라이벌업체였던 이코와 이리듐의 파산 등 외부환경 악화에도 적잖은 원인이 있다.

모토로라가 주도한 이리듐은 불과 5만5천명의 고객을 확보하고 휘청거리다 지난해 8월 파산을 선언했다. 이리듐은 당시 높은 운영비용을 충당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고객을 확보하지 못한데다 기술적인 결함 등이 겹쳐 파산했다.

지난해 위성통신을 발사하기도 전에 파산한 이코(ICO)는 올해 5월 파산상태에서 벗어나 위성을 이용한 무선통신과 인터넷 사업을 계획하고 있는 크레이그 맥카우의 텔레데식사(社)에 합병됐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수백달러의 선불 투자가 필요한 이 서비스의 안전성에 대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위성통신 이용서비스 요금에 대한 잠재 고객들의 호응도가 떨어지고 단말기가 비싼 것도 부담이 되고 있다.

특히 휴대폰 기기가격이 계속 내려가고 통신가능 범위도 계속 확대되고 있어 위성전화의 판매 부진을 재촉하고 있다. 글로벌스타 자체 평가에 따르면 50만명의 고객을 확보해야 손익분기점에 도달할수 있고 흑자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100만명을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위성전화 서비스를 실시한지 6개월이 지난 현재 고작 1만3천여명의 고객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회사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수준에도 못미치고 있다.

주가도 최고 53달러에서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2.94달러로 급락했다.

금년 9월까지 6억5천200만달러의 손실을 본 글로벌스타는 투자가를 추가로 확보하지 못하면 내년 3월께 현금이 바닥나 파산할 운명에 처해 있다.

샌프란시스코의 무선 딜러인 매뉴얼 마르케스는 "글로버스타 제품을 사달라고 소비자들에게 설득할 수 없었다"고 말해 이 회사의 앞길이 험난할 것임을 예고했다.

이 회사는 이번주초 발표한 3.4분기 경영실적 자료에서 내년 5월까지 사업을 제대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현금 2억8천600만달러가 필요하다는 점을 밝혔다.

글로벌스타 지분의 38%(10억달러 상당)를 보유하고 있는 로럴 스페이스 앤드 커뮤니케이션스 조차도 글로벌스타의 전망이 개선되지 않는한 추가 투자는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뉴욕 CIBC 월드 마켓 분석가인 제프리 우로다르차크는 "총 29억달러의 빚을 지고 있는 글로벌스타는 불안한 상황에 처해 있다"면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글로벌스타 위성전화기를 생산하고 있고 지난 9월 현재 이 회사 주식 7%를 소유하고 있는 퀄컴은 기존 6억달러 투자외 손실을 내지 않기 위해 소극적 태도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

퀄컴사 최고경영자인 버나드 슈워츠는 "글로벌스타가 잘 운영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슈워츠는 인터뷰에서 "이리듐의 실패가 글로벌스타의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했다"며 "이리듐 위성전화 단말기를 대당 3천달러씩에 사느라 돈을 허비한 고객들이 아직도 위성통신에 대한 저항감을 갖고 있지만 우리는 극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샌프란시스코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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