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영 금감위장 일문일답]

중앙일보

입력

휴일인 5일 오후 11개 채권은행장들과 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마주 앉은 이근영(李瑾榮)금융감독위원장은 강경했다.

그는 현대건설 처리를 둘러싼 정부나 채권단의 의지가 잘못 전달됐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 회의내용에 주채권은행이 현대건설 대주주에게 감자 및 출자전환 동의서를 요구하는 방안이 담겨 있는데.
"현대건설 처리는 신뢰를 얻을 만한 자구계획이 안나올 경우 법정관리에 들어간다는 원칙에 변함이 없다.

다만 법정관리로 갈 경우 대외신인도 하락에 따른 해외공사 수주 어려움.하도급 업체 연쇄도산 등 국가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같은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법정관리에 들어가지 않고 대주주의 동의아래 감자와 출자전환을 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는 뜻이다. "

- 회의에서 자구노력이 현대건설에 국한하지 말고 그룹전체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이유는.
"지금까지 자구안으로는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정몽헌 회장 계열 그룹 전체의 종합적인 자구노력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

- 鄭씨 일가 계열사가 도와줘야 한다는 얘기인가.
"정몽헌 회장 계열 그룹차원의 자구계획을 제출해 달라는 뜻이다. 단, 다른 가족 그룹들이 도와줄 순 있는 게 아니냐. "

- 다른 가족이 도와줄 경우 공정거래법 위반.해당 기업 주주들의 반발 등 문제가 예상되는데.
"그런 염려가 없는 자구계획을 제출해야 할 것이다. "

- 출자전환하면 경영진이 교체되나.
"출자전환이 이뤄지면 대주주가 바뀌게 되는데, 경영진 교체는 당연하다. "

- 퇴출기업 발표 전날 정몽헌 회장을 만나 출자전환 방침에 대해 논의했으나 鄭회장이 거부했다는 설이 있는데.
"사실과 다르다. "

- 기존 채무 연장방법을 놓고 금융기관간에 이견이 있는데.
"기업들이 어려운 점중의 하나는 일부 금융기관이 합의를 해놓고 약속을 안지키는 것이다. 앞으로 합의를 깨는 금융기관에 대해선 시장질서 확립차원에서 감독하고 주의를 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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