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0만년간 정보량 2~3년 내 쏟아져"

중앙일보

입력

''30만년간 쌓아온 정보를 2~3년에 만든다'' - .

미 버클리대학의 정보관리시스템대학원 연구팀은 지금까지 만들어진 지구상의 그림.문서.필름.디지털 등 모든 형태의 정보를 계산해보니 그 양이 12엑사바이트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최근 연구보고서에서 밝혔다.

1엑사바이트(exabyte) 는 10억기가바이트로 보통 책 한 권을 1백만바이트로 볼 때 1조권에 해당하는 데이터다. 플로피 디스크에 담아 쌓으면 지구와 달을 50번 왕복할 수 있는 높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수년새 정보화시대의 물결을 타고 정보량이 엄청나게 늘어나 지난해에만 1.5엑사바이트의 정보가 새로 생겼으며 이 양은 매년 두배 이상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인류가 30만년 동안 만들어 낸 정보를 이제는 2~3년이면 만들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같이 정보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최대 요인 중의 하나는 디지털화. 책.음악.필름 등 아날로그 정보의 디지털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돼 현재 그 비율이 93%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또 인터넷의 급성장도 한 몫하고 있다. 웹 페이지의 용량이 21테라바이트(1테라바이트는 책 1백만권의 분량) 에 이르며 이 또한 매년 두배씩 성장하고 있다. 특히 e-메일을 통해 교환되는 정보의 양은 이보다 5백배 이상 많다는 것이다.

특히 정보화시대를 선도하고 있는 미국의 경우 전세계 모든 인쇄물의 35%, 영상물의 40%, 디지털 정보의 50% 이상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

보고서는 그러나 정보 홍수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정보를 이용하는 시간은 1990년 이래 거의 변화가 없다고 지적했다.

단지 책과 같은 전통 매체보다 게임.인터넷.멀티미디어 등 새로운 매체에서 정보를 얻으려는 경향이 종전과 다른 모습이라고 했다.

보고서는 이어 앞으로 정보를 만들고 저장하는 기술이 발달돼 조만간 한 가정이 다루는 정보의 양이 1테라바이트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팀의 할 배리언 박사는 "정보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능력이 개인은 물론 기업.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 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미국의 저장장치업체 EMC의 지원으로 진행 중이며 연구결과는 홈페이지(http://www.sims.berkeley.edu/how-much-info)에 정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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