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메가-3, 호두보다 고등어가 몸에 흡수 잘 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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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강일구 ilgoo@joongang.co.kr

무병장수하려면 생선을 먹으라는 말이 있다. 등 푸른 생선에 풍부한 오메가-3 때문이다. 오메가-3는 심혈관질환을 예방한다. 심근경색·협심증 같은 심혈관질환은 국내 사망원인 2위다. 임신부의 조산 위험을 줄이고 인지기능을 높인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동국대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오상우 교수는 “오메가-3의 다양한 이점은 연구를 통해 계속 밝혀지고 있다”고 말했다. 오메가-3의 효능과 복용법을 소개한다.

식물성 오메가-3, DHA로 전환비율 10%뿐

오메가-3는 불포화지방산의 일종이다. 뇌·신경·망막 조직의 구성에 필수적인 도코사헥사엔산(DHA), 심장혈관의 염증과 혈액응고를 줄이는 에이코사펜타엔산(EPA) 등으로 구성돼 있다.

 사람의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지만 신체에서 만들어지지 않아 식품으로 보충해야 한다. 인제대 의대 상계백병원 산부인과 조용균 교수는 “오메가-3의 일일 권장 섭취량은 500~2000㎎”이라며 “오메가-3는 호두·땅콩 같은 견과류에도 있지만 고등어·정어리·연어 같은 등 푸른 생선에 풍부하다”고 말했다. 고등어 반 토막(70g)에는 1800㎎, 연어 반 토막(70g)에는 900㎎의 오메가-3가 있다. 호두 한 개에는 120㎎이 들었다.

 견과류에 있는 식물성 오메가-3는 알파리놀렌산(ALA) 형태로 체내에 들어와 DHA로 바뀐다. 그런데 ALA를 DHA로 전환하는 비율은 10%로 낮다. 예를 들어 호두 5개를 먹었다면 총 600㎎의 오메가-3를 섭취한 것이다. 하지만 실제 신체에서 사용하는 DHA는 60㎎에 불과한 셈이다. 음식 섭취로 충분한 양의 오메가-3를 먹기 힘들면 보충제(삼진제약 ‘오엠지-3’ 등)를 이용하는 게 도움이 된다.

출산 촉진성분 생성 막아 조산위험 줄여

최근엔 임신부와 관련된 오메가-3의 효능이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해 통계청은 35~39세 여성의 1000명당 출산율이 1990년 9.6명에서 2010년 32.6명으로 늘었다고 발표했다. 35세 이상 여성이 임신하면 고위험 임신이다. 산전 합병증과 조산으로 인한 미숙아 출산 위험이 높다. 만삭(재태기간 38주)을 채우지 못하고 일찍 태어나는 아기는 전체 신생아의 5%다.

 조 교수는 “오메가-3는 아기의 출산을 촉진하는 프로스타글란딘의 생성을 막아 조산 위험을 줄이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임신 17~19주의 노르웨이 임신부 341명을 대상으로 출산 후 3개월까지 오메가-3를 복용토록 한 결과 DHA 농도가 높은 태아는 예정일보다 9.3일 늦게 태어났다.

 오메가-3는 혈관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오 교수는 “간에 쌓이는 지방의 합성을 방해해 혈중 중성지방 농도를 낮춘다”며 “혈전(피떡)을 만드는 혈소판의 활동을 억제한다”고 설명했다.

 이탈리아에서 심근경색 환자 1만1324명을 대상으로 오메가-3 복용군, 비타민E 복용군, 오메가-3와 비타민E를 모두 복용한 군, 둘 다 먹지 않은 군의 혈관을 관찰했다. 그 결과 항산화 비타민으로 알려진 비타민E는 혈관 건강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오메가-3는 심근경색증 환자의 사망률을 줄였다. 이 연구 결과는 1999년 의학저널 ‘랜싯’에 게재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도 오메가-3의 혈행 개선 효과에 대해 인정하고 있다.

 오메가-3는 인지기능을 개선한다. 미국 임상영양학회지는 정기적으로 생선을 섭취하는 고령자들의 치매 위험이 낮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오메가-3가 풍부한 생선을 매일 섭취한 65세 이상 노인은 거의 먹지 않은 노인보다 치매 발생률이 19% 낮다는 보고도 있다.

 이외에 오메가-3는 대사증후군으로 인한 합병증과 염증반응을 줄이고 면역기능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암환자의 증상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하루 3000mg 이상 복용하면 출혈 부작용

이점이 많은 오메가-3지만 많이 먹는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오 교수는 “하루 3000㎎ 이상 복용하면 출혈 같은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며 “고지혈증·당뇨병 환자는 콜레스테롤과 혈당조절이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청 건강기능식품기준과 이혜영 연구관은 “건강기능식품으로 오메가-3를 섭취할 땐 하루 최대 2000㎎을 넘기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오메가-3가 함유된 건강제품을 고를 때는 신경을 써야 한다. 삼진제약 중앙연구소 신희종 연구소장은 “한 알의 오메가-3에 주성분(DHA·EPA)의 함량이 50%를 넘어야 한다”며 “오메가-3 제품이 오래되면 산화돼 색깔이 불투명해지고 냄새가 난다”고 말했다.

권선미 기자
일러스트=강일구

식품 속 오메가-3 함유량

■ 연어 1마리 1800mg

■ 정어리 1마리 900mg

■ 고등어 1마리 2500mg

■ 호두 1알 120mg

■ 아마씨 1스푼(밥숟가락) 100mg

■ 참깨 1스푼(밥숟가락) 50mg

■ 콩기름 1스푼(티스푼) 900mg

■ 카놀라유 1스푼(티스푼) 1300mg

■ 올리브유 1스푼(티스푼) 100mg

■ 정어리유 1스푼(티스푼) 3700m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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