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 잉글랜드축구 사상 첫 외국인 감독 임명

중앙일보

입력

잉글랜드축구가 종주국의 전통과 체면을 버리고 외국인을 대표팀 감독에 임명해 위기극복에 나섰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는 1일(한국시간) 기자회견을 갖고 스웨덴 출신의 스벤 고란 에릭손(52) 이탈리아 라치오 감독과 대표팀 감독 계약을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에릭손 감독의 임기는 5년이며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연봉 450만달러에 2002월드컵 본선진출에 성공할 경우 150만달러를 보너스로 지급받는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독일과의 월드컵 예선에서 0-1로 패하자 전격 사퇴한 케빈 키건으로부터 지휘봉을 넘겨받은 에릭손은 포르투갈 명문 벤피카와 이탈리아 AS로마, 피오렌티나를 거쳐 97년 라치오 감독에 취임했으며 지난 시즌엔 라치오를 27년만에 1부리그(세리에A) 정상에 올려놓아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에릭손은 라치오와의 계약이 만료되는 내년 7월부터 정식으로 잉글랜드대표팀을 이끌게 된다.

협회가 `변화와 개혁만이 살길'이라는 판단 아래 외국인을 감독에 임명하는 결단을 내렸지만 벌써부터 축구계 안팎에서 반대 여론이 불거져 나와 에릭손호의 앞날은 그리 밝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번 결정과 관련, '66월드컵 우승 주역이자 영국축구계의 실세인 보비, 잭 찰튼 형제와 고든 테일러 선수노조 위원장은 협회가 전통과 여론을 무시했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아담 크로지어 협회 전무이사는 "에릭손의 감독 임명은 만장일치로 결정된 사안"이라며 "모든 것을 버리고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가 없으면 잉글랜드축구의 미래는 없다"고 말했다. (런던 AP.AFP=연합뉴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