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가 결승포…이강진 골로 이집트 눌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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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 이강진이 결승골을 넣은 뒤 두 팔을 펼쳐 기뻐하고 있다. 주전 선수들이 빠진 한국은 매끄러운 공격을 보여주지 못했다. [수원=연합]

박성화 감독이 이끄는 한국 청소년(20세 이하) 대표팀이 2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수원컵 4개국 국제청소년축구대회 1차전에서 수비수 이강진(도쿄 베르디)의 결승골로 이집트를 1-0으로 꺾었다.

대표 차출을 둘러싼 대한축구협회와 소속팀의 갈등으로 인해 박주영.김승용.백지훈(이상 FC 서울)이 빠진 '박성화호'는 확연히 허전했다. 박주영의 등번호 10번은 급히 차출된 부영태(부산)가 달고 뛰었다. 지난해 프로축구 2군 리그 득점왕 출신인 부영태는 나름대로 열심히 움직였지만 박주영 같은 '존재감'은 주지 못했다. "주영이 형 대신 뭔가를 보여주겠다"고 했던 신영록(수원)도 의욕만 앞섰지 실속이 없었다.

후반 8분 박주영이 생각나는 장면이 나왔다. 박희철(홍익대)이 절묘한 스루패스로 골키퍼와 맞서는 찬스를 만들어 줬지만 이근호(인천)가 다리를 크게 휘둘러 슈팅하려는 순간 골키퍼가 먼저 볼을 덮쳤다.

한국은 후반 28분 '손님 실수'로 결승골을 주웠다. 온병훈(숭실대)의 코너킥을 이집트 골키퍼가 잡았다 놓치자 이강진이 벼락 같은 오른발 발리슛을 꽂아넣었다. 공격은 빈약했지만 J-리거 이강진이 가세한 수비진은 한층 짜임새가 좋아졌다.

한국은 아르헨티나에 2-1로 역전승한 미국과 24일 2차전을 치른다.

이날 관중 수는 5000명을 넘어 보이지 않았으나 축구협회는 공식 기록지에 '약 16500명'이라고 적었다.

수원=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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