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부도는 현대문제 신속해결 시장요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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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의 1차부도소식이 전해진 31일 오전 증시는 폭락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증시전문가들은 “현대건설의 1차 부도는 어차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동아건설 워크아웃중단과 맞물려 당분간 증시충격은 불가피하지만 이를 신속히 해결할 경우 오히려 경제전반에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키움닷컴증권의 김중엽 이사는 “현대건설의 1차부도는 이미 지난 주부터 가시화됐던 것이며 전혀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고 지적하고 “꼭 최악의 시나리오가 가시화됐다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는 “이번 충격으로 지수가 최저 400선까지도 내려갈 수 있지만 문제는 이 사태를 어떻게 극복하는가에 달려있다”며 “어차피 현대를 이 상태로 끌고 갈 수는 없는 만큼 법정관리 등에 대한 신속한 해결로 대응한다면 장에 오히려 긍정적 요소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LG투자증권의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당분간 시장을 지켜봐야 하겠지만 현대건설의 부도는 어떤 면에서 시장이 원했던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황 팀장은 “현재 시장이 원하는 것은 강력한 기업과 금융의 구조조정이며 만약 현대에 대해 법정관리 등의 조치에 나선다면 이는 시장의 기대에 부합하는 행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황 팀장은 당분간 증시 전체에 충격을 주면서 현대계열사 등을 중심으로 한 어려움이 예상돼고 채권은행에까지 큰 부담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동양증권의 서명석 투자전략팀장은 “현재 경제가 어렵다지만 그 중심에 바로 현대가 있다”며 “현대나 동아뿐 아니라 현재 건설업종 전체가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이라 자구노력에도 불구하고 현대건설을 현 상태로 붙잡고 있는다는 것은 정부나 채권단으로서도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서 팀장은 “시장에서는 오히려 노출된 악재라 위험을 줄이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며 “만약 현재와 같은 상태를 지속할 수 없다면 차라리 신속하게 대응해 나머지 회사라도 살리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우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시장참여자중에 현대건설의 어려움을 모르는 사람은 없었을 것”이라며 “당분간은 시장에 충격과 부담을 주겠지만 정리하는 편이 차라리 시장에 긍정적이며 실제 1차부도후 제대로 회생한 회사는 예를 찾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그러나 이 경우 전체 장을 지키려면 현대건설부도여파가 MH의 전체 계열사로 퍼지는 것을 막지 못할 경우 대단히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그 파장은 지난해 대우보다는 작을 것”이라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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