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학생 매년 1만명 감소 … 올해 초중고 13개교 문 닫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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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경북 경주시 안강읍 안강북부초등학교는 1학년 학생이 한 명도 없다. 신입생이 없어서다.

 이 학교는 현재 2학년 1명을 포함해 전교생 12명이 전부여서 2·3학년은 한 교실에서 공부하는 ‘복식수업’을 하고 있다. 1945년 개교 이래 67년 만에 학생이 없어 폐교를 걱정하는 형편이다. 이 학교 임정식(57) 교장은 “7∼8년 전부터 논의돼 온 폐교가 내년쯤엔 가시화될 것같아 걱정”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또 예천군 지보면 지보고등학교(중·고 병설)는 올해 입학 지원자가 최저 학급 구성 인원인 14명을 밑돌아 신입생을 받지 못했다.

 올 초 이 학교에 진학하려던 지보중학교 학생들은 최저 학급 구성이 어려워지자 대창고·풍양고·예천여고 등 인근 고교로 옮겨갔다.

 지보고 안극호(56) 교장은 “현재 지보중 3학년도 모두 11명밖에 안돼 내년에도 역시 신입생을 받지 못할 처지”라고 걱정했다.

 경북지역 초·중·고 학생 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최근 들어 해마다 신입생이 한 명도 없는 초등학교가 30곳 안팎으로 생겨나고 올해는 신입생이 없는 고교까지 나타났다. 경북도교육청이 이달 초 지역 초·중·고교의 신학기 학급을 편성한 결과, 올해 신입생이 한 명도 없는 초교는 30곳(분교 17곳)으로 지난해보다 3곳이 늘어났다. 도교육청 김희철 학생수용담당은 “저출산 흐름에다 읍·면 지역이 많은 지리적 특성 때문에 해마다 1만명 안팎의 학생이 줄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북의 전체 초·중·고 학생은 2000년 44만850명에서 올해 33만3824명(초 14만6259, 중 9만1824, 고 9만5741)으로 12년 만에 10만7026명(24.3%)이 감소했다. 이 흐름은 내년부터 감소 폭이 더욱 커져 2016년쯤에는 30만명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2014년과 2017년에는 한 해 2∼3만명의 학생이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북의 학교 통폐합은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경북의 경우 통폐합 대상이 되는 60명 이하 소규모학교는 현재 전체 초·중·고 1020곳(분교 포함) 중 360곳에 이른다. 이 가운데 전교생 20명 미만은 폐교 중점 대상으로 지정된다.

 도교육청은 1982년부터 99년까지 17년 동안 477곳, 2000∼2005년 75곳, 2009년 27곳, 2010년 15곳, 2011년 9곳을 폐교했고 올해는 구미 예산초교 등 13곳의 문을 닫았다. 전국 16개 시·도 중 가장 많다. 도교육청은 학생 수 급감에 따라 기존의 ‘1면(面) 1교(校)’와 도서벽지 배려 정책을 ‘다면(多面) 1교’ 정책으로 전환해 학교 통폐합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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