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 오후 30~50대, 보이스피싱 많이 당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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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수도권에 사는 30~50대는 평일 오후에 걸려오는 낯선 전화를 특별히 조심해야 한다.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의 주된 표적이 이들이기 때문이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보이스피싱 피해금 환급 특별법’에 따라 최근 5개월간 피해금을 환급받은 6438명 중 64%가 수도권 거주자였다. 서울(34%)이 가장 많고 경기(25%)와 인천(5%)이 뒤를 이었다. 수도권 인구가 많고 인터넷뱅킹 등 사기범들이 선호하는 금융거래도 많이 하는 탓으로 분석된다. 연령별로는 경제활동이 활발한 30대(31%)와 40대(29%)·50대(21%)의 피해가 컸다. 농촌지역의 노인들을 속여 소액 송금을 유도하던 보이스피싱이 최근엔 개인정보를 빼내 거액을 가로채는 방식으로 진화한 영향이다. 요일별로는 수요일(26%)과 목요일(23%)·월요일(20%)·화요일(16%) 순으로 피해가 많았다. 인출이 어려운 주말을 피해 사기범들이 활개를 친다는 얘기다. 시간대는 정오~오후 6시 사이(64%)가 압도적이었고 남녀 비율은 엇비슷했다.

 지난해 9월 말 특별법이 시행된 뒤 금융회사가 피해자에게 지급한 환급금은 10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금도 5518명이 78억원 규모의 환급 신청을 해두고 있다.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환급을 받으려면 경찰청 ‘112센터’에 피해를 신고한 뒤 금융회사에 피해구제 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

나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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