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양키스, 월드시리즈 3연패

중앙일보

입력

뉴욕 지하철은 양키 스타디움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뉴욕 메츠의 마지막 타자 마이크 피아자의 타구가 하늘 높이 떠오르자 벤치에 앉아 흐느끼던 알 라이터는 그만 고개를 돌리고 말았다.

그러나 그 순간 마운드에 섰던 '불패 신화' 마리아노 리베라는 두 손을 번쩍 들고 포효했다.

냉정한 승부의 세계를 허탈히 쳐다보는 메츠팬들을 뒤로 한 채 '양키스 제국' 의 전사들은 한데 뒤엉키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20세기의 팀' 뉴욕 양키스가 새 천년 첫번째 월드시리즈를 제패하며 꺼지지 않는 양키스의 신화를 이어나갔다.

27일(한국시간) 셰이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양키스는 4 - 2로 메츠를 누르고 4승1패를 기록, '지하철 시리즈' 의 대미를 장식했다.

이로써 양키스는 월드시리즈 3연패와 함께 통산 26회 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쓰러질 듯 하면서도 무너지지 않는 양키스의 저력은 무서웠다.

그들은 '우승하는 법' 을 알고 있는 듯 중요한 순간마다 먹이를 낚아채는 독수리처럼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2 - 2로 숨막히는 접전을 벌이던 9회초 2사. 호르헤 포사다가 볼넷으로 걸어나가면서 양키스 타선은 용틀임했다.

이어진 '월드시리즈의 사나이' 스콧 브로셔스는 좌전 안타를 쳐내며 찬스를 살려나갔다.

다음 타자는 대타 루이스 소호. 소호는 호투하던 메츠 선발 알 라이터의 초구를 그대로 받아쳐 중전 안타를 터뜨렸고 2루 주자 포사다는 쏜살같이 홈으로 파고들었다.

페이튼의 날카로운 홈송구로 접전이 벌어지려는 순간, 공은 포사다의 다리를 맞히고 옆으로 흘렀고 뒤이어 브로셔스마저 홈인, 순식간에 2득점을 올렸다.

9회 2사까지 탈삼진 9, 1백42개의 투구로 혼신의 힘을 쏟은 메츠 선발 알 라이터는 마지막 한 타자를 잡지 못해 쓸쓸히 마운드를 내려가야 했다.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는 데릭 지터에게 돌아갔다.

4차전에서 결승 홈런을 터뜨린 지터는 5차전에서도 1 - 2로 뒤지던 6회초 좌측 펜스를 넘기는 솔로 홈런을 뽑아내며 동점을 만들어 양키스 3연패의 주역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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