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도시 마곡지구, 관심 큰 LG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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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서울 강서구 마곡동과 가양동 일대 마곡지구. 과거 삼(麻)을 많이 키워 ‘마곡’이라 불린 이곳은 지금 옛 흔적 없이 허허벌판만 남아 있다. 하지만 앞으로 이곳은 최첨단 연구개발(R&D) 시설과 아파트, 호수공원 등이 어우러진 도심 내 첨단 산업단지로 변신하게 된다. 총 면적 366만5000㎡(103만 평) 규모에 상주 인구는 100만 명에 달할 전망이다.

 서울시는 2005년 처음 발표된 마곡지구 기본 구상 등에 따라 이 일대를 산업단지·주거단지, 의료원 등 기반시설, 업무·상업시설이 결합된 복합 클러스터(단지)로 개발하는 사업을 진행해 왔다. 기반 공사는 마쳤고 2014년 말부터 아파트 분양이 시작된다. 이후 연구시설 입주가 시작되면 앞으로 대한민국을 먹여살릴 차세대 기술의 요람이 될 것이라는 게 서울시의 청사진이다.

 마곡지구의 성공은 산업단지 부지에 얼마나 많은 첨단 연구시설이 들어오는지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그만큼 서울시는 연구 시설 유치에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다. 핵심 기술을 개발할 연구소가 들어와야 지역 일자리가 늘 고 주거 단지도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11월엔 전체 산업단지 부지의 30%(23만1276㎡)를 선도기업 유치용으로 매각하기로 하고 우선 분양 신청을 접수했다.

 당초 서울시는 지난해 12월 중 협상대상 기업을 정하고 분양계약을 확정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현재까지 협상기업을 정하지 못한 상황이라 귀추가 주목된다. 이는 여러 기업에서 관심을 보일 것이라는 서울시의 예상과는 달리 LG그룹과 코오롱만이 입주를 신청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LG그룹에서 선도기업용 부지의 대부분(23만192㎡)을 신청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마곡 선도기업용 부지엔 중소기업용으로 작은 규모의 필지가 조성돼 있는데 LG그룹에서 이 필지까지 일괄 신청했기 때문이다.

 권혁소 서울시 경제진흥실장은 “코오롱이 신청한 부지와 LG 신청 부지가 겹쳐 조율이 필요하고 중소기업용 부지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며 “어느 정도 협의가 진행돼 이달 말 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협상대상자를 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강서구청 등 지역에선 “LG라도 신속하게 입주할 수 있도록 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서울시와 LG그룹이 사실상 조율을 끝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서울시의 한 고위 관계자는 “초반에 오해가 있어 지연됐지만 LG 측에 이미 양해를 구했다”며 “산업단지 부지가 70% 남아 있기 때문에 일반분양에서 추가 신청하는 등 얼마든지 조율이 가능하다”고 귀띔했다.

 아파트 등이 들어서는 주거단지 공사는 일정대로 지난해 10월 시작됐다. 1단계에선 총 1만1354가구가 들어서며 이 중 절반 가량은 장기전세주택을 포함해 임대방식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전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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