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회장, 음식점서 손님 구두 닦는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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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지난해 소주 판매는 2010년에 비해 살짝(-0.1%) 뒷걸음질쳤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서도 30% 넘게 판매가 신장한 소주업체가 있다. 경남을 기반으로 한 ㈜무학이다. 2010년 국내 시장에서 3억1749만 병을 팔았던 이 회사는 지난해 판매고가 4억266만 병으로 늘었다. 16.9도 순한 소주 ‘좋은데이’가 1등 공신이었다. 이 회사 최재호(52·사진) 회장은 “남보다 앞서 2006년 순한 소주를 내놓은 게 적중했다”며 “하지만 사운을 건 모험이었다”고 말했다.

 -왜 모험을 했나.

 “지방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 전국 소주가 돼야 했다. 그러려면 기존과 뭔가 다른 소주를 내놓아 소비자를 파고들어야 한다. 똑같은 소주로야 ‘참이슬’이나 ‘처음처럼’의 브랜드 파워를 넘을 수 있겠나. 그런 고민 끝에 나온 게 저도수 소주 ‘좋은데이’다.”

 -성공 요인은.

 “ 시제품을 만들어 넉 달 동안 대형 유통매장과 대학가에서 시음회를 했다. 소비자 입맛에 맞는 소주를 찾은 것이다. ”

 -좋은 제품을 개발해도 알려야 팔린다.

 “소비자의 마음에 다가가는 마케팅을 했다. 임직원이 저녁에 음식점 거리를 돌아다니며 손님들 구두를 닦았다. 지금도 하고 있다. 나 자신도 가끔 참여한다. 중요한 건 구두를 닦아주는 서비스가 아니라, 그러면서 손님들과 대화를 한다는 점이다. 마음을 여는 ‘소통 마케팅’을 했다고나 할까.”

 -‘전국구 소주’가 되려고 ‘좋은데이’를 개발했는데, 아직은 경남 판매 중심이다.

 “전국구가 되려면 당연히 수도권에 진출해야 한다. 2~3년 철저히 준비한 뒤에 수도권을 공략하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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