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안정 대책 시장 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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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증시안정 대책에 대해 시장 전문가들은 "정부로서도 시장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으로, 일단 심리적 안전판을 마련한 데 의미가 있다" 고 평가했다. 그러나 당장 주가부양 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반응이 우세하다.

현대그룹 문제 등 구조조정의 가닥이 잡히고 미국 증시 하락과 중동사태 등 해외 변수들이 잠잠해져야만 증시는 근본적으로 안정을 되찾을 것이란 진단이다.

교보증권 정태석 부사장은 "장기적인 수요기반을 확충하기 위해 고민한 모습을 읽어볼 수 있다" 며 "특히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을 지원하기로 한 것은 잘한 일" 이라고 평가했다.

SK증권 이충식 상무는 "미국에서도 증시가 10년 이상 장기호황을 누렸던 것은 기업들이 시가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이익을 주주들에게 적절히 환원했기 때문" 이라며 "기업들의 자금사정이 문제지만 일단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 것은 긍정적" 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자금사정이 좋은 기업들도 당장 자사주 매입에 나서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대우증권 홍성국 투자정보부장은 "요즘처럼 외국인 매물이 쏟아지는 상황에선 자사주 매입에 나서봐야 ''실탄'' 만 낭비할 소지가 크다" 며 "기업들은 외국인 매물이 줄어들고 구조조정의 윤곽이 잡히는 시간을 기다릴 것으로 본다" 고 내다봤다.

보험사의 주식매입 제한조치를 없앤 것은 삼성생명과 같은 대형 보험사에 주식투자를 늘려달라는 요청으로 풀이하고 있다. 그러나 보험사들이 정부의 이같은 구조요청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설 지는 두고볼 일이다.

투신권에 1조원의 유동성을 공급하겠다는 대책에 대해 대한투신증권 이준의 부사장은 "워낙 자금사정이 취약해 이 정도 자금으로는 주식 매수에 나서기 어렵다" 고 말했다.

완전 개방형 뮤추얼펀드 허용이나 연기금을 위한 주식펀드 설정도 일단 시장상황이 좋아져야 효과가 기대되는 대책이다.

키움닷컴증권 안동원 이사는 "우리 투자자들의 속성상 일단 시장이 좋아진 것을 확인해야 간접투자상품에 투자한다" 며 "투자자들이 개방형 뮤추얼펀드가 없어서 투자를 꺼리는 것은 아니다" 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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