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동아 ‘완두콩 수학’ 과 함께하는 재미있는 수학 이야기 (25) 행운의 편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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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인 레터(Chain Letter).” 우리나라에선 ‘행운의 편지’라는 재미있는 이름으로 통한다. 원문 그대로 직역한다면 ‘쇠고리식 편지’쯤 되겠죠. 이 편지의 끝에는 꼭 이런 문구가 붙어있어요. ‘이 편지와 동일한 내용을 여러 명에게 다시 보내지 않으면 당신에게 불행이 닥친다’고. 장난 같긴 하지만 왠지 섬뜩하지 않나요.

 이 쇠고리식 편지의 전파 소동은 전쟁 중 프랑스의 드골 장군 휘하에 있던 어느 장교가 생각해낸 것이라고 합니다. 사람의 심리적 약점을 잘 이용한 얄미운 장난에서 시작된 이 편지가 지구를 돌고 돌아 한국까지 날아왔고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고 있는거죠. 이 쇠고리식 편지에는 ‘이 편지를 받은 사람은 72시간 내에 같은 내용의 편지를 12장씩 써서 다른 사람에게 보내야 하며, 그 연결을 중단한 사람에게는 불행이 닥쳐오고 이 지시대로 연결을 이어준 사람에게는 행운이 따른다’고 적혀 있었다고 해요. 감언과 협박이 뒤섞인 이 편지엔 실제 예도 자세히 적혀 있지요. ‘미국의 루스벨트 대통령은 행운의 편지를 이어갔기 때문에 세번째 대통령 선거에 당선됐다’거나 ‘필리핀의 어느 병사는 행운의 편지를 다른 사람에게 보내고 복권에 당첨됐다’는 거죠. 또 ‘편지의 연결을 끊은 누군가는 암살을 당했다’고 강조하기도 합니다.

 장난처럼 시작된 이 편지가 얼마 동안 계속됐을까요? 72시간 내에 12명에게 전파되는 방식대로 9번만 거치면 1억 명이 넘는 사람이 편지를 받게 됩니다. 11번 계속하면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이 참여하게 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전달 속도로는 한번에 5일씩 잡는다고 해도 5×11=55, 즉 55일이면 전 세계를 한바탕 휩쓸게 되는 거죠. 서울 정도의 인구라면 행운의 편지가 8차례만 전달되면 모든 시민이 수 차례 편지를 받아야 한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행운의 편지. 정말 행운을 주는 긍정적인 편지일까요. 여러분이라면 이 ‘Chain Letter’에 어떤 이름을 붙이고 싶은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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