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투자 국제펀드들 투자규모 잇따라 줄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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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해외펀드 규모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

이에 따라 해외펀드들의 환매 압력이 높아지며 취약한 국내 증시의 수급 기반을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미국 뮤추얼펀드 조사기관인 AMG 데이터서비스에 따르면 지난주(10월 5~11일) 한국 등 아시아시장에 투자하는 해외펀드들의 투자규모가 일제히 감소했다.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인터내셔널 에쿼티펀드들이 지난주 2억3천3백만달러 감소한 것을 비롯해, 한국 등 신흥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이머징마켓펀드들이 6천7백만달러,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펀드들은 7천5백만달러 줄어들었다.

이같은 국제 펀드규모 감소는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을 본격적으로 매도하기 시작한 지난 8월 말부터 계속되고 있다.

지난 8월 31일부터 10월 11일까지 인터내셔널 에쿼티펀드는 3억7천4백만달러 줄었고, 이머징마켓펀드와 아시아.태평양펀드는 각각 3억1천5백만달러, 2억4천2백만달러 감소했다.

이에 반해 이 기간 중 미국 주식시장에만 투자하는 유에스토털펀드들이 43억달러 증가하고, 미국 기술주에만 투자하는 유에스테크펀드들은 28억4천8백만달러 증가해 대조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국제 펀드 규모 축소와 외국인 매도는 동전의 앞.뒷면처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외국인들은 지난 8월 30일부터 10월 16일까지 삼성전자.현대전자 등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1조7천9백67억원을 순매도했다.

이같은 현상은 우선 유가 급등과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아시아 경제전망이 불투명해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골드먼삭스와 WI카 등 외국계 증권사들은 아시아 투자 비중을 낮추라고 권고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안선영 연구원은 "올해 아시아시장에서 외국인 투자 규모가 늘어난 나라는 대만과 한국뿐" 이라면서 "아시아 경제 불투명으로 대만은 지난 4월부터 외국인들이 매도에 나선 반면 한국은 지난 8월 말부터 매도에 나서 앞으로도 매도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고 밝혔다.

현대증권 오현석 선임연구원은 "세계 경제성장 속도가 하강하면 수출 비중이 높은 아시아 경제는 적지 않은 타격을 받으므로 아시아 시장에 투자하는 국제펀드 규모가 꾸준히 줄어들 것" 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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