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학원 꾸준히 다니며 창의력 키우는 초등생 박준영군

중앙일보

입력

2012학년도 서울 동부교육지원청 영재교육원에 합격한 박준영군이 21일 한솔영재교육 미래GT아카데미 수업을 받은 뒤 활짝 웃고 있다.

박준영(서울 은석초 3)군은 2012학년도 서울동부교육지원청 영재교육원 과학분야에 합격했다. 어머니 김소희(42)씨는 “준영이는 ‘관찰추천’ 전형에 유리했던 거 같다”며 “문제풀이만 하는 영재교육원 대비 학원은 보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관찰추천은 담임교사와 관찰추천위원이 학생의 창의력·논리력·사고력·과제해결력을 장기간 관찰하며 평가해 선발한다. 학생은 이를 위해 장기간 실험과 연구를 진행하고 보고서를 작성해 낸다. 스스로 실험을 설계하고 실험 결과를 정리하는 능력이 중요한 이유다. 김씨는 “당장의 시험 점수보다 기초를 튼튼히 하고 아이가 즐기는 가운데 창의성과 사고력을 키워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개념 이해→실험 설계→실험→보고서 작성

 “신나요. 밖에 나가서 식물 뿌리랑 잎이랑 관찰하고?. 집에서 혼자 과학 실험도 할 수 있어요. 며칠 전에 화산 폭발 실험도 했어요. 찰흙으로 화산 모양 만들고 그 안에 요구르트 병을 끼워 넣고, 병 안에 마시멜로를 잘라 넣고, 베이킹파우더랑 식초 이렇게 넣으니까 화산이 폭발하듯이?.” 대다수의 학생들은 학원 이야기가 나오면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하지만 박군은 달랐다. 한솔영재교육 미래GT아카데미 이야기가 나오자 조용하던 박군은 수다쟁이가 됐다.

 미래GT아카데미는 초등학생 대상 교육과정이다. 수학·과학 교과서에 나오는 개념과 원리를 동화·그림·영상 등을 통해 쉽고 정확히 설명하고, 학생이 주도적으로 실험을 진행한다. 박군은 열 전달 과정의 하나인 대류를 이해하기 위해 ‘온도 차이에 따른 톱밥 모양의 변화’를 실험했다. 실험 전에는 실험 노트에 실험 가설과 실험 계획을 적었다. 실험 과정을 꼼꼼히 관찰한 뒤 그 결과도 기록했다. 김씨는 “개념이해→실험 설계→실험→보고서 작성 같은 과정을 거치면서 기본이 탄탄해지고 아이가 스스로 실험하는 능력이 길러졌다”고 말했다.

 박군에게 이런 수업은 조금도 낯설지 않았다. 공부라기보다는 놀이에 가까웠다. 그 바탕에는 4살 때부터 초교 2학년 때까지 다닌 한솔영재교육의 영유아단계 프로그램 브레인스쿨이 있었다. 박군은 ‘엄마랑 목욕탕에 가면 손가락 끝이 왜 쪼글쪼글 해질까?’하는 궁금증을 풀면서 과학의 원리를 알아봤다. ‘젓가락으로 콩을 집는 게 왜 힘들까?’하는 호기심에서 출발해 수학의 둔각과 예각의 개념을 이해했다. 과일 동물 곤충을 만지고 달걀이 삶아지고 식빵이 토스트가 되는 과정을 눈으로 보면서 관찰력과 사고력을 길렀다.
 
부모도 모르던 아이 재능 발견해 키워줘

 김씨는 “아이를 계속 관찰하면서 부모도 모르던 아이의 과학적 재능을 발견하고 키워주는 점”을 미래GT아카데미와 브레인스쿨의 장점으로 꼽았다. “아이가 수업 시간에 묻는 창의적인 질문과 대답 같은 것을 수시로 알려주고, 수업시간에 한 결과물을 집으로 보내줘요. 아이의 행동을 꼼꼼히 기록해 한 달에 한 번씩 전해주고요.”

 이런 정보를 바탕으로 김씨는 집에서도 자녀의 사고력을 키워줄 수 있었다. “대단한데. 그건 왜 그렇게 생각했어”라고 물으면 박군은 신나서 그날 배운 내용을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쑥스러움을 많이 타던 박군의 성격도 달라졌다. 비슷한 관심을 가진 또래 친구들과 함께 실험하고 묻고 답해주면서 적극적이고 활발해졌다.

 “예전엔 자신의 생각이나 알고 있는 것, 궁금한 것을 잘 말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점점 바뀌더니 지금은 자기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또박또박 말하게 됐어요. 질문도 많아졌고요.”

 박군은 5년 전인 6살 때 브레인 스쿨에서 그렸던 ‘우주선 전개도’를 꺼내 보이며 자랑했다. 집 모양을 한 우주선 안에 또 다른 집들을 꼼꼼하게 그려 넣은 그림이다. “엄마 저건 왜 그래?” “이건 뭐야?”같은 아들의 질문공세에 대처하기 위해 김씨는 사전을 뒤져가며 공부했다. 잘 모르는 질문은 적어 뒀다가 미래GT아카데미 강사에게 물어보고 알려줬다. 주말에는 박군의 손을 이끌고 여러 박물관 과학관을 찾아 다니면서 박군의 궁금증을 해소해줬다.

아이 특성 맞는 곳에서 체계적으로 공부를

 김씨는 8년 전 학원 선택을 앞두고 고민이 많았다. 여러 곳을 돌아다니면서 상담 받고 전화문의도 여러 번 했다. 그는 아이의 눈높이에서 생각해봤다. 아직 나이 어린 아들이 답답해하지 않고 마음껏 놀고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택했다. “교육과정도 꼼꼼히 비교·검토했어요. 수업이 4~6명 소수정예로 운영되니까 아이가 낯설어 하지도 않을 것 같았고요.”

 김씨는 8년 째 아들을 같은 학원에 보내고 있다. 그는 “학원을 쇼핑하듯 선택하는 엄마들이 있다. ‘강사가 어느 대학에 나왔다, 학원비를 얼마 깎아 준다, 3개월이면 진도 끝내준다’ 같은 말에 현혹돼 시시때때로 학원을 갈아탄다”고 말했다. “아이의 특성에 맞는 적합한 한 곳을 골라 체계적으로 꾸준히 단계를 밟아 올라가면 실력이 탄탄해 진다”고 조언했다. 당장 눈에 보이는 결과에만 치중하지 말고 아이의 미래를 생각해 멀리보고 선택하라는 것이다. 박군은 친환경 자동차를 개발하는 과학자가 되는 것이 꿈이다. “주변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해서 이산화탄소를 원료로 움직이는 자동차를 개발하고 싶어요. 지구온난화 때문에 지구가 더워지니까요.”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사진="최명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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