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유난히 해프닝이 많았던 올시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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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과 단장의 잇따른 교체, 사상 초유의 심판사퇴, 여기에다 12명 출장 해프닝과 경기중 감독의 난동...

포스트시즌을 제외한 전 경기가 끝난 프로축구 삼성디지털 K-리그에서는 어느해보다도 많은 사건, 사고와 해프닝이 발생, 풍부한 이야기거리를 만들었다.

성적 부진으로 쫓겨난 케이스는 감독 2명과 단장 1명 등 모두 3건.

94년 12월 울산 현대의 사령탑에 올라 96년 정규리그 우승까지 일궜던 고재욱(50)감독은 정규리그에서만 7연패하며 꼴찌를 벗어나지 못하자 6월 13일 사임했다.

프로축구 최다승(159승) 감독이기도 했던 고 감독은 사퇴 뒤 곧바로 입원, 치료해야 했을 정도로 승부세계에서의 스트레스가 심했다.

고 감독에 이어 정종수 2군감독(40)이 감독대행을 하다 8월 22일에는 김정남(57) 신임감독에게 바통이 넘어갔다.

박성화 포항 스틸러스감독도 7월 31일 고재욱감독의 뒤를 이어 사퇴수순을 밟았고 최순호 2군감독이 감독대행을 맡아 나머지 경기를 소화했다.

부산 아이콘스는 단장을 교체하는 극약처방으로 성적부진을 벗어나려 했다.

창단 단장으로 안정환의 해외진출 등으로 골머리를 썩었던 이병기 단장은 8월 26일자로 모기업인 현대산업개발 전략사업분야의 재개발, 재건축사업담당으로 밀려났고 대신 곽동원 신임단장이 부임했다.

심판 판정에 대한 시비도 유난히 많았다.

특히 7월 1일 전주에서 열린 전북-부천전에서는 전북 선수 12명이 한꺼번에 그라운드에서 뛰는 해프닝이 발생, 한동안 시끄러웠다.

또 8월 6일 부천-포항의 목동경기에서는 포항의 조준호 골키퍼를 퇴장시키는 명백한 오심이 있었고 결국 이는 주심이 심판직을 사퇴하는 빌미가 됐다.

이처럼 오심이 잇따르자 프로연맹은 8월말에는 미국의 알리 사헬리(39) 심판을 초청, 2주간 경기를 진행하도록 하는 등 개선방안을 찾았다.

수원 삼성의 김호 감독은 9월 30일 심판판정에 대한 불만으로 물병을 걷어찼다가 퇴장판정을 받자 선수들을 불러들이는 바람에 경기가 19분이나 중단되는 불미스런 일도 있었다.

축구관계자들의 마음을 가장 아프게 했던 일은 전남 오연교 코치의 사망.

오 코치는 올림픽에 온 국민의 신경이 집중돼 있던 9월 26일 지병인 간경화로 인해 40세의 일기로 생을 마감했다.

반면 러시아 출신 데니스(23.수원)는 6월 11일 모든 축구인들의 축하속에 단란한 가정을 꾸렸다. (서울=연합뉴스) 박성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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